항공
회복세 멈춘 LCC…캄보디아 사태에 핵심 시장 마저 ‘흔들’
- 캄보디아 사태發 ‘동남아 포비아’
유가 급등·고환율도 실적 발목 요인
하락세 LCC, 동계 시즌 반등 미지수
가뜩이나 어려운데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동남아 노선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일본 노선은 8% 증가했고, 중국은 18% 급등했다. 코로나 이후 '리오프닝 특수'를 가장 오래 누리던 동남아 노선이 올해 들어 뚜렷한 하락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터진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피해 사태는 항공 업계에 뼈아픈 악재다. 식어가던 동남아 여행 수요에 불안 심리를 덧붙이며, 하락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여행사에서는 캄보디아 단체 여행 상품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보류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태국 베트남 등 여러 동남아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우려를 보이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국내 LCC들에게 동남아는 단순한 인기 여행지가 아니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진에어·티웨이항공·제주항공 등 주요 LCC는 일본과 함께 동남아 노선 의존도가 가장 높다.
인천국제공항 기준 LCC 국제선 여객의 약 80%가 일본(약 40%)과 동남아 노선(약 40%)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주요 3사는 동남아 비중이 각각 45~55% 수준으로, ‘동남아 경기’와 ‘여행 심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형항공사(FSC)는 미주·유럽 중장거리 노선의 비중이 높아 시장 충격을 일부 분산할 수 있지만, LCC는 중단거리 노선 의존도가 높아 외부 변동에 더 취약하다. 공급 축소는 곧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좌석 가동률이 떨어지면 운항 효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 때문에 ‘동남아 포비아’는 단순한 수요 둔화를 넘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적 위험으로 평가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동남아 여행 기피가 LCC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기우가 아니”라며 “캄보디아만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어도, 이미 여행객들 사이 동남아 포비아는 퍼져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LCC 입장에서는 동남아가 일본·중국과 함께 핵심 축인데, 이마저 흔들리면 주요 수익원이 막히는 셈”이라며 “업계는 상황을 부정하기보다, 불안 심리를 최소화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LCC들의 실적은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 내수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주요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항공권 가격 경쟁이 심화된 LCC들의 실적은 더욱 암울하다. 증권가에선 LCC들이 올해 3분기에도 실적 하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가 내다본 제주항공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18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63.9% 감소한 수치다.
에어부산도 비슷하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230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각각 전년보다 10.9%와 60% 정도 줄어드는 셈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단거리 노선의 수요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했고, 중국·일본 노선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다는 평가다.
진에어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516억원,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40.3% 감소한 수치다.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못했고, 환율과 유류비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티웨이항공만 분위기가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티웨이항공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약 3600억원, 영업이익을 85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운항을 시작한 유럽 4개 노선(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이 꾸준히 탑승률 80%대를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와 환율은 항공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항공사들은 항공유·리스료·정비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양의 연료를 사더라도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항공유는 전체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1350원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10월 말에는 1400원을 다시 돌파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선 수익이 늘지 않아도 비용이 자연스럽게 불어나는 셈이다.
FSC들은 상대적으로 장거리 노선이 많아 운임 단가가 높고, 환율 상승분을 항공화물이나 프리미엄 좌석 요금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반면 LCC는 단거리·저가 중심 구조라 비용 상승을 운임에 전가하기 어렵다.
LCC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포비아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집계되진 않았으나 미비한 상황”이라며 “다만,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 연말·성수기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 전체가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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