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AI 적용 신약 눈길…업계, AI 전환 ‘속도’ [제약바이오 AI를 잡아라]①
- AI 적용 신약 개발, 시간 단축·생산성 향상
전주기, AI 활용 확장…기업 경쟁력 ‘핵심’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신약 개발과 생산체계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 효율화에 머물렀던 AI 활용 범위가 ▲임상 설계 ▲품질관리 ▲생산 자동화로 확장되며 산업 전반이 ‘AI 트랜스포메이션’(전환기)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AI로 신약 개발 패러다임 전환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AI 내재화를 통해 ‘신약 개발 시간 단축·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2025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 신약 개발 공동심포지엄에서 전해민 한미약품 R&D센터 임상이행팀장(상무)은 “HARP(한미 AI 연구 플랫폼) 소개와 실제 적용 사례: HM17321 개발 과정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한미는 ▲물질 설계 ▲약물 작용 기전 분석 ▲동물-인간 번역 연구에 AI를 적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하고, 정확한 기전 이해에 기반해 임상 성공 확률을 예측한 사례를 소개했다.
개발 기간을 절반가량으로 단축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달성해 낸 HM17321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HM17321은 단순히 근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되고 있다.
향후 진행될 과제에서도 HARP 2.0을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이고 임상에서의 성공률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약품은 내다봤다.
전해민 팀장은 “AI에 명확한 질문을 던지고 그 예측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면서 다시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것이 한미의 AI 신약 개발 전략”이라며, “처음부터 포괄적인 AI 도구를 목표하기보다 작은 기능단위의 AI 도구들을 순차적으로 갖춰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임상부터 임상을 모두 직접 할 수 있는 한미약품의 역량이 AI 도구들의 예측과 실제 임상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AI 기반 신약개발 ‘속도전’
한미약품뿐 아니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몇년 새 R&D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AI 기술 내재화에 잰걸음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AI 인재를 영입하거나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AI 기술을 핵심 성장축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강자 셀트리온은 항체 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등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서며 AI 도입을 천명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AI 신약 개발 전담부서인 ‘AI 부트 캠프’(AI Boot Camp)를 신설하기도 했다. 해당 부서는 ▲AI를 활용한 신약 타깃 발굴 및 검증 ▲신약후보물질 도출 및 최적화 ▲의료·바이오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제품 개발 지원 등을 담당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 3월 ‘AI랩’(AI Lab)을 신설하며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와 연구 자동화를 본격화했다. 이 조직은 AI 신약 개발 전문가인 김진한 전 스탠다임 대표를 영입해 이끌고 있다. AI 기술의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공정 접목을 통해 자동화된 생산 환경을 구축하고, ▲생산성 향상 ▲공정 개선 ▲품질 관리 강화 등 실질적인 기업 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에 AI를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관련 자체 플랫폼 구축 및 투자도 늘고 있다. 대웅제약은 AI 신약 개발 플랫폼 ‘데이지’(DAISY)를 운영하며 후보물질 도출 단계를 전면 디지털화했다.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 모델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재료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낸다. 이를 활용해 암세포 억제 활성물질을 최적화하고 선도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기존 1~2년에서 6개월로 축소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인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통합한 AI 기반 R&D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를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약물 개발 시간과 비용을 기존 대비 25~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제약 업계 최초로 생산현장에 AI를 결합했다. 지난 9월 충남 천안공장에 ‘AI 기반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도입, 공장 전반을 자율형(Smart Autonomous Factory)으로 전환했다. 설비 데이터와 영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모달 AI를 적용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단지 신약 개발 도구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 연구, 자동화된 생산 체계로 이어지는 전환이 완성될수록 AI는 제약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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