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1000대 상장사 가운데 151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는 흑자로 돌아선 기업도 62곳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리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톱10 CEO’를 살펴본다. HD현대그룹 계열사 CEO, 나란히 ‘흑자전환’ 1·2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매출 ‘국내 1000대 상장사’ 중 올 상반기 실적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회사의 CEO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끌며 가장 두각을 나타낸 CEO는 정기선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4억원 영업적자로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919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1년 만에 40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극적 반전을 이뤘다. 같은 기간 매출이 2101억원에서 6920억원으로 229.3% 급증한 것이 주효했고, 매출원가율 역시 86.9%에서 34.4%로 크게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2위는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다. HD한국조선해양과 같은 그룹 계열사인 HD현대미포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366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상반기 41억원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HD현대미포는 작년 1000대 기업 중 순위가 927위로 낙제점에 속했지만, 김형관 대표의 지휘 아래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올해 88위까지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HD현대미포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매출원가 절감 영향이 컸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96.8%였는데, 올해는 91.1%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3위는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한두희 대표의 활약으로 작년 영업이익 68억원 적자에서 올해 80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1년 새 매출액은 52.1% 개선됐고, 동시에 영업비용은 100.6%에서 95.1%로 낮아지면서 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으로 반기순손익도 작년 269억원에서 61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 대표는 올해 9월 퇴임했으며, 후임으로 장병호 대표가 취임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4위는 김도현 대표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SK디앤디로,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33억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310억원으로 개선됐다. 1000대 기업 중 순위도 작년 916위에서 올해는 265위로 올랐다. 같은 기간 SK디앤디의 매출은 89.9% 성장했고, 매출 대비 영업비용도 작년 103.8%에서 올해 81.7%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안태혁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원익IPS도 영업이익 1년 새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며 5위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302억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해 1000대 기업 중 985위로 꼴찌 그룹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85억원으로 283위를 기록했다. 원익IPS가 영업흑자로 돌아선 것은 같은 기간 매출이 2686억원에서 3663억원으로 36.4% 오름과 동시에, 매출 원가 비율도 61.1%에서 54.1% 낮아진 것이 한몫했다.
항공·증권·건설 등 업종 다양…톱 6~10 CEO는흑자 전환에 성공한 CEO 6위부터 10위는 각각 ▲6위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 ▲7위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 ▲8위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 ▲9위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 ▲10위 조성현 HL만도 대표가 차지했다. 이들 또한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1년 만에 눈부신 흑자 전환을 이루며 체질 개선을 이끈 주역들이다.아시아나항공을 이끄는 송보영 부사장도 불과 1년 만에 영업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6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000대 기업 순위 역시 994위에서 301위로 뛰어올라 상위 30%권에 진입했다. 한진그룹 편입 이후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에 그쳤으나, 매출원가율을 92.7%에서 90.4%로 낮춘 것이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이다.2021년 8월부터 박종환 대표가 이끌고 있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상반기 눈에 띄는 반전을 이뤘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억원 영업적자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2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매출은 2066억원에서 2214억원으로 7.2% 늘었고, 매출원가율은 86.7%에서 80%로 낮아졌다. 그 결과 영업손익 순위도 953위에서 328위로 껑충 뛰었다.이병철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다올투자증권도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127억원의 영업적자로 1000대 기업 중 966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순위가 35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불과 1년 만에 실적이 크게 달라진 배경에는 매출이 3900억원에서 6571억원으로 68.5% 증가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매출 대비 영업비용 비율도 103.3%에서 96.8%로 개선되면서 영업손익이 흑자 전환됐다.2023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도 불과 1년 만에 실적 반전을 이뤄냈다. 취임 후 받은 2024년 상반기에는 306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상장 건설사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20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완전히 달라진 성적을 냈다. 매출은 오히려 1.8% 줄었지만, 매출원가율을 99.7%에서 94.6%로 낮춘 덕분에 200억원 넘는 흑자에 성공했다.조성현 HL만도 대표도 1년 만에 영업성적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 140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는 매출을 늘리는 동시에 매출원가를 줄이려는 노력이 효과를 낸 결과다. 실제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고, 매출원가율은 89.4%에서 87.3%로 낮아지면서 영업이익이 200억원 가까이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