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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가 쏘아 올린 K-우주, 도약과 정체 사이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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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시계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자력 발사 능력을 증명한 ‘이벤트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냉혹한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산업의 시간’이 도래했다. 세계 우주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재사용 발사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면 화려한 발사체의 불꽃 뒤에 가려진 핵심 인재 고갈과 산업 생태계의 부실이라는 민낯이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한국 우주 산업이 ‘참가 자격’을 얻은 것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우주 경제의 병목 현상을 파고드는 정교한 생태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미·중·일은 뛰는데…여전히 '추격자' 지위에 머문 K-우주현재 글로벌 우주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다. 기존 발사체가 한 번 비행 후 폐기되는 ‘소모성 자산’이었다면 스페이스X는 이를 회수하고 정비해 다시 비행시키는 ‘반복 운용 자산’으로 전환하며 우주 수송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발사 빈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납기의 예측 가능성을 개선함으로써 우주 수송의 서비스화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위성 수요는 연평균 34.5%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쏘아 올릴 발사체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 틈을 타 ‘팔콘9’ 로켓을 통해 압도적인 발사 횟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업스트림(발사체·위성체) 시장의 기준점을 형성하고 있다.주요 국가의 우주산업 관련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글로벌 우주산업 중심지로서 위성 기반 응용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민간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기술 분야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정부 역량을 심우주 탐사에 집중하는 한편, 우주 정거장은 민간 주도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어 다양한 우주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꽃 피울 전망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집중 투자를 통해 단기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강국 중 하나로 급부상했으며, 상업 우주 시장을 확대하고 신흥국과의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상업 우주 시장은 2018년부터 매년 연평균 25%씩 확대됐으며 2024년 기준 2.3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장기가 축적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서구권과의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일본의 우주산업은 발사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일본은 정밀 기술에서의 강점을 살려 국제 우주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주요 우주 활동국과 적극적으로 협려해 나가고 있다.반면 한국의 현주소는 여전히 ‘추격자’ 지위에 머물러 있다. 누리호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은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낸 성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운용 경험과 발사 빈도 면에서 미국,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연간 로켓 발사 횟수는 지난해 기준 190회 이상이며, 중국도 90회 이상이다. 일본 마저도 2024년 기준 7회 발사했다. 반면 한국의 로켓 발사 횟수는 1년에 1~2회에 불과한 상황이다.한국무역협회의 ‘미래를 여는 우주항공산업, 주요국 전략과 한국의 수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후발주자임에도 핵심 기술 자립을 목표로 정부 주도하에 국내 우주산업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현재 국제 우주 분야에서 중상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다만 산업 특성에 따른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 산업 기반이 충분히 성장하기 어려웠고, 이런 제약 속에서 교역 규모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수출 산업 성장 성숙도는 아직 낮은 상황이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주요국의 우주산업 육성 전략을 참고해 ▲정부조달 ▲국제협력 ▲민간 참여 등 시장 특성에 맞는 수단을 조합하고 비교우위를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적 진입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정부 예산에 갇힌 ‘하도급 생태계’ 벗어나야특히 2024년 기준 약 3조5000억원 규모인 국내 우주 시장은 여전히 국가 연구개발(R&D)과 조달 중심의 프로젝트형 시장에 갇혀 있다. 민간 기업들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보다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하도급 구조가 지속되면서, 산업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산업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인재 생태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주 산업은 고급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극히 높지만, 국내 전문 인력 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경남 사천을 비롯한 지방 거점 클러스터로의 인력 유입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다. 젊은 연구자들이 사명감만으로 지역에 머물기에는 ▲주거 ▲교육 ▲의료 등 정주 여건과 산업 연계 정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청년 인재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우주 인재 요람’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되면서, 어렵게 키운 인재들이 수도권의 IT 대기업이나 해외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우주산업은 높은 공공 수요 의존도와 우주수송의 병목이 상업화를 제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우주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은 발사체와 위성 제작 등 ‘업스트림’ 영역에서 시작해 위성 운용과 데이터 서비스 중심의 ‘다운스트림’ 시장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보인다. 문제는 국내 우주 시장 규모의 상당 부분이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은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보다 정부 발주 사업 수행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초소형 위성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적기에 쏘아 올릴 국내 발사수단이 부족해 해외 발사체에 의존함에 따라 전반적인 비용 상승 및 일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김종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우주산업은 고정비가 높고 프로젝트의 리드타임이 장기간 소요되며 규제 접점이 높아 ▲기술력 ▲시장성 ▲정책지원 ▲금융여건 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우주산업에서 정책의 역할은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수요·규제·조달 등 시장 프레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04 07:00

5분 소요
‘폴더블 원조’ 갤럭시의 첫 고비…‘터너스 표’ 폼팩터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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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에 맞서 폴더블폰 왕좌를 지켜온 삼성전자 앞에 마침내 제대로 된 맞수가 등판한다. ‘기술통’으로 잘 알려진 애플의 새로운 수장이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온 삼성전자와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정면으로 맞붙는 ‘진검승부’의 막이 오르고 있다.애플 소식을 주로 다루는 외신들은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 연내 베일을 벗을 것으로 관측한다. 제품명은 ‘아이폰 폴드’나 ‘아이폰 울트라’가 유력하다. 신제품 출시 행사가 열리는 9월에 공개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출시 일정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닛케이아시아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들이 엮여 최악의 경우 첫 출하 일정이 수개월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애플 전문가인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폴더블 아이폰이 ‘아이폰18’ 프로 모델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지연설을 일축했다. 애플이 생산상의 난관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출시 일정을 바꿀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터너스의 ‘기술 리더십’급격한 시장 변화와 맞물려 애플의 무게 중심이 이동해 눈길을 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영감과 팀 쿡의 공급망 관리를 거친 애플이 역사적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SVP) 존 터너스가 오는 9월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다. 기술 중심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 애플이 ‘제2의 혁신’을 예고했다.터너스는 25년간 애플 하드웨어 부문을 일궈온 정통 엔지니어 출신 리더다. 기술적 메커니즘과 디자인의 조화를 끌어내는 실질적 ‘기술통’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수석 부사장으로 경영진에 합류 후 아이폰·아이패드·에어팟·맥 등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 걸쳐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업무를 총괄했다. 터너스는 “앞으로 우리가 이뤄낼 수 있는 일들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반세기 동안 이 특별한 곳을 정의해 온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애플을 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스티브 잡스가 제품에 영혼을 불어넣고 팀 쿡이 효율적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면, 터너스는 공학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혁신 정신을 재건하는 과제를 받아 든 셈이다. 터너스 체제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폴더블 아이폰이 업계 안팎에서 단순한 신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기술통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꺼내 드는 첫 패가 곧 ‘터너스표 혁신’의 청사진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여유롭다. ‘최초’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 폼팩터에 도전하며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애플의 본토 미국에서 호응을 얻으며 완판 기록을 썼다. 소량 판매로 선보였다가 매진됐는데, 지난 4월 다시 입고했지만 며칠 만에 모두 ‘솔드아웃’이 됐다.삼성전자는 이미 차세대 폼팩터 구상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미국 특허청(USPTO)에 기존 트라이폴드 모델보다 가로 폭이 대폭 확장된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기기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었을 때는 바형 스마트폰 수준의 화면비를 유지하면서도 펼쳤을 때는 태블릿에 가까운 대화면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드 폴더블, 새로운 격전지로삼성전자와 애플의 물밑 경쟁은 이미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와이드 폴더블’이 대세로 떠오르는 추세 속에 두 회사 모두 이 형태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아이스유니버스를 비롯한 IT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은 삼성전자가 옆으로 넓어진 ‘갤럭시Z 폴드8 와이드’(가칭)를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의 ‘퓨라 X 맥스’처럼 가로 폭을 확장한 제품이다. 폴더블 아이폰 역시 외신과 팁스터의 예상 이미지를 종합하면 와이드 폴더블 형태에 가깝다.애플의 참전이 삼성전자에 득이 될지 혹은 실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일찌감치 선언했던 만큼 애플의 진입이 시장 파이 자체를 키우는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 점유율 싸움에서 압도적 리더 지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출시 연도에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28%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숨에 선두인 삼성전자(31%)를 턱밑까지 따라붙는 셈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등 대화면 소프트웨어 최적화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북타입 폴더블폰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방어하기 위해 폴더블폰 라인업의 업데이트를 가속하고 있다.이처럼 2026년 하반기는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이자, 하드웨어 ‘장인’ 터너스와 폴더블폰 ‘종가’ 삼성전자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현실화하는 시간이 될 듯 싶다.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에 따르면 폴더블폰은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제조사들이 ▲내구성 ▲사용성 ▲소프트웨어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향후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리 연구원은 “애플의 시장 진입이 가까워질수록 제조사 간 경쟁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생산성과 멀티태스킹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북타입 폴더블 제품군으로 더 집중될 것”이라고 점쳤다.

2026.05.04 07:00

4분 소요
발사 넘어 산업으로…K우주 시험대 올랐다 [지구 밖 머니게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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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의 초대형 기업공개(IPO)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우주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가 한 우주 관련 스타트업을 약 600억달러(약 88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며 기대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우주가 국가 주도의 기술 경쟁을 넘어 자본이 몰리는 투자 시장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다.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바이브 코딩’ 열풍을 이끈 AI 스타트업 커서(Cursor)처럼 인간의 의도를 코드로 구현하는 기술이 부상하면서 우주산업 역시 하드웨어 중심에서 AI·데이터 중심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머스크가 AI 스타트업 엑스(x)AI를 스페이스X에 편입시킨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발사체와 위성 제조를 넘어 데이터 처리와 통신, AI 서비스가 결합된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한국도 민간 주도 본격화우주는 더 이상 로켓 기술 경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데이터·통신·AI가 결합된 플랫폼 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발사 성공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지난해 성공한 누리호 4차 발사를 기점으로 민간이 발사체 제작을 총괄하는 구조가 본격화됐고 ▲위성 제작 ▲지상국 ▲위성통신 ▲첨단소재 ▲우주 헬스케어까지 연결되는 전주기 밸류체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 단계를 지나 민간이 생산과 사업화를 주도하는 ‘산업화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발사체 영역이다. 누리호 4차 발사는 기존 1~3차와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 총괄을 맡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 연구개발 성과가 민간 생산 체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다.한화에어로는 2025년 7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개발 기술을 이전받고 2032년까지 직접 제작·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도 확보했다. 정부가 기술을 만들고 민간이 반복 생산과 사업화를 이어가는 구조가 현실화한 셈이다.올해 5차, 2027년 6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발사 성공 자체보다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축적하고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상업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은 단발성 기술 성과보다 반복 가능한 생산 체계와 운영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발사체와 함께 위성 분야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발사체 체계종합뿐 아니라 차세대중형위성 등 위성 본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포트폴리오를 넓혀온 대표 기업이다. 최근에는 위성통신 서비스용 초소형 위성과 영상 분석 등 서비스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위성을 ‘제작 납품’하는 수준을 넘어 운용과 활용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흐름이다.쎄트렉아이는 국내 뉴스페이스 상업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위성 본체와 탑재체, 지상 시스템 핵심기술을 모두 보유한 위성 수출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초고해상도 상용 광학위성 ‘스페이스아이-T’를 2025년 발사해 운용 중이다. 최근에는 위성 판매를 넘어 ▲위성 임대 서비스 ▲영상 데이터 사업 확대 ▲후속 위성 발사 계획까지 제시했다. 국내 우주기업의 수익모델이 제조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성·통신·데이터로 확장…우주 밸류체인 구축통신과 장비 영역에서는 인텔리안테크와 AP위성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텔리안테크는 올해 3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 최대 위성전시회 '새틀라이트(Satellite) 2026'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평판 안테나와 육·해·공 통합 솔루션을 공개했다. 위성산업의 무게중심이 발사체가 아니라 연결성과 단말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국내 위성통신 및 인공위성 제조 전문 기업 AP위성 역시 위성휴대폰과 기기 간 자동통신(M2M) 단말, 이동위성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영상 서비스와 차세대 위성통신 연구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우주산업이 더 이상 ‘로켓의 산업’이 아니라 통신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방증이다.부품·소재 축 역시 산업화 국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HVM은 고청정 진공용해 기술을 기반으로 우주항공용 첨단 금속소재를 공급하며 우주산업 비중 확대와 함께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산업이 커질수록 경쟁력은 결국 ▲엔진 ▲탱크 ▲구조체 ▲특수합금 같은 기초 공급망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민간 발사체 스타트업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일본 항공우주 종합상사 자룩스와 2028년 발사 슬롯 계약을 맺으며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메탄 엔진 기반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기술 실증과 초기 고객 확보 단계지만 ‘한국형 스페이스X’ 경쟁 구도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이종 산업과의 융합도 빨라지고 있다. 보령은 액시엄 스페이스와 협력을 통해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하고 우주의학·우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제약 기업이 우주정거장 기반 연구 수요와 실험 인프라 확보에 나선 것은 국내 우주산업이 더 이상 항공·방산 기업만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준다.우주항공청이 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K-SSA) 개발에 착수하고 위성정보 활용 확대 계획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발사 이후의 ▲감시 ▲데이터 활용 ▲서비스 시장까지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권현준 우주항공정책국장은 최근 K-SSA 사업과 관련해 “확보된 핵심 기술과 플랫폼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우주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K-우주의 향방은 ‘얼마나 많이 쏘아 올리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산업을 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위성·데이터·통신·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미국은 이미 민간 주도 우주산업이 안보·국방·경제와 결합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자체 발사 능력과 군집위성 기반 통신·데이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뉴 스페이스 트렌드에 맞는 전략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6.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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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내다보는 수정 구슬…예측에 가격표 붙으면 더 정확해진다[한세희 테크&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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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국왕과 함께 하는 양국 행사에서 트럼프는 어떤 주제를 말할 것인가?”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정을 맺을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인기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5월 31일까지 해고되거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까?”이 같은 질문의 정답이 무엇일지 예측하고 그 결과에 돈을 걸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정확히 예측해 대가로 돈을 딸 수 있다면? 이 질문들은 현재 온라인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올라와 있다. 폴리마켓에선 세상 어떤 질문이건 올리고 그 결과에 대한 예측에 돈을 걸 수 있다. 선거 결과 등 정치 이슈, 스포츠, 날씨, 국제 분쟁 등 현실의 거의 모든 일들이 주제다. ‘예’와 ‘아니오’의 거래소질문에 대한 예측은 ‘예’와 ‘아니오’로만 답할 수 있어 누구나 직관적으로 베팅할 수 있다. “영국 찰스 국왕을 만나서 트럼프는 어떤 주제를 말할 것인가”란 질문엔 ‘이민’이나 ‘키어 스타머 총리’, ‘셰익스피어’ 등의 후보가 올라 있고, 이들 각각 주제에 대해 트럼프가 발언할지 ‘예’와 ‘아니오’로 예측하는 식이다.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정을 맺을 시기는?”란 질문엔 ‘4월 30일’, ‘5월 15일’, ‘5월 31일’ 등의 선택지가 있고, 이들 각각에 ‘예’와 ‘아니오’를 골라 베팅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4월 30일’까지 평화 협정이 맺어질 것이란 예측엔 ‘예’가 약 1.2%, ‘아니오’가 약 98.8%이다. 6월 30일까진 협정을 맺을 것이란 예측에 ‘예’가 44%로 가장 높다. 이들 “예’와 ‘아니오’ 대답은 주식처럼 거래된다. ‘4월 30일’에 평화 협정을 맺을 것이란 베팅은 ‘예’라 응답한 1.2% 비율에 맞춰 가격이 1.2센트이고, 이 때까지 협정을 맺지 못하리란 베팅은 ‘아니오’라 응답한 98.8% 비율에 맞춰 98.8센트이다. 마찬가지로 ‘6월 30일’에 평화 협정을 맺을 것이란 데 베팅하는 것은 44센트, 맺지 못할 것이라고 베팅하는 것은 56센트짜리 주식을 사는 것과 같다. 결과가 나오면 정확히 예측한 사람은 1달러를 받고 틀린 예측을 한 사람은 한푼도 못 받는다. 4월 30일까지 평화 협정이 맺어질 것이란 예측을 10주 샀는데 기적적으로 이 때 협상이 타결되면 12센트를 투자해 10달러를 번 셈이 된다. ‘예’와 ‘아니오’ 비율, 즉 주식 가격은 참여자들의 베팅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고, 참여자는 베팅 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현재 가격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 투입 이상의 수익을 얻을 때 터지는 도파민 때문인지 폴리마켓이나 칼시 같은 예측 시장 플랫폼 인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이 두 플랫폼의 슈퍼볼 관련 거래액은 하루 12억달러(약 1조 6000억원)를 넘어섰다. 1월 한달 간 폴리마켓 거래액은 30억달러 이상이었다. 정확한 예측 가능케 하는 인센티브결과에 대한 ‘베팅’에 초점을 맞춘다면 폴리마켓은 스포츠 토토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토토는 다른 사람들의 예측의 총합을 실시간으로 보며 나의 판단을 거래할 수는 없다.주식 시장이 미래에 기업에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예측해 돈을 투자하는 것이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불특정 다수 각자의 선택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 본다면, 폴리마켓은 바로 주식 시장이란 점을 알 수 있다. 단지 기업의 미래가치가 아니라 세상 온갖 일들에 대한 예측을 거래할 뿐이다. 주식 시장이 경제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지표라면, 의견과 판단에 대한 시장은 여론의 방향을 분석하거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가장 정확한 지표가 되지 않을까.실제로 폴리마켓이나 칼시 같은 예측 플랫폼들은 최근 세계 주요 이슈에 대해 높은 정확도의 예측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당선 확률은 선거 수 주 전부터 이미 90%를 넘기며 사회 분위기를 선제 반영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실각 가능성이나 이란 공습 타이밍 역시 뉴스 속보에 앞서 이들 예측 플랫폼 가격에서 먼저 반영됐다. 여론조사나 전문가 인터뷰 등 기존 사회 조사 방식에 비해 이들 플랫폼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여론을 반영하고 이슈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사람들이 실제 자기 돈을 걸고 베팅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조사 주체의 편견이나 소망이 개입될 수 있고, 전문가들 역시 개인적 가치관이나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도리어 편향된 가치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늘었다.하지만 자기 돈이 걸리면 사람은 냉철해진다. 정확한 예측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편견이나 성향, 소망을 넘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능한 정확하게 분석해 결론을 내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준다. 폴리마켓 창업자 셰인 코플란이 폴리마켓을 시작한 이유도 분산형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자유로운 거래 시스템이 기존 방식보다 정확하고 정직한 예측을 가능케 하리란 믿음 때문이었다. 진실도 거래될 수 있나?이제 예측 플랫폼의 움직임은 주요 언론에 여론조사와 같은 주요 지표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CNN, 폭스뉴스, 다우존스 등이 폴리마켓이나 칼시와 데이터 공급 제휴를 맺었다. 야구 메이저리그나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도 폴리마켓과 협력한다.예측 시장의 인기는 다수의 동시 참여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 등에 힘입은 극한의 시장 효율이 그간 다 파악하지 못했던 사회 전체 사람들의 의식의 흐름까지 잡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것이 거래 가능한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나 이란 공습 직전 예측 플랫폼에 신규 회원이 들어와 거액의 베팅을 해 수익을 챙겨간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부 내부자가 공무를 통해 얻은 정보를 수익화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예측 플랫폼의 시장 원리가 도박이라 의심하는 세계 각국 정부의 규제와 내부자 거래 등 부정 행위의 유혹을 딛고 사회를 제대로 비추는 수정 구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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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기 CEO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신제품·AI 드라이브 예고

테크

애플의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제품 전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신제품과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성장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애플 차기 CEO로 내정된 존 터너스는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지금은 애플에 있어 매우 설레는 시기”라며 “앞에 놀라운 계획들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25년 경력 중 가장 흥미로운 시점”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터너스는 오는 9월부터 팀 쿡의 뒤를 이어 애플을 이끌 예정이다. 그는 쿡 CEO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신중하고 원칙 중심의 재무 의사결정이 특징”이라며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AI 투자 확대…구글 협력·독자 개발 병행애플은 AI 전략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쿡 CEO는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 도입과 관련해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자체 AI 모델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병행 전략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애플의 1~3월 R&D 비용은 11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85억5000만 달러) 대비 33.6% 증가했다. 다만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간 1000억~2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애플의 1~3월 매출은 1111억8000만 달러(약 164조원)로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이폰 매출은 569억9000만 달러로 21.7%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소폭 못 미쳤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수요 부진이 아니라 공급 제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칩을 TSMC에 의존해 생산하고 있어, 첨단 공정 생산 능력이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쿡 CEO는 “아이폰 수요는 매우 강했지만 부품 공급망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판매에 제약이 있었다”며 “특히 칩 공급이 불안정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을 중심으로 공급 제약이 발생했고, 이 같은 상황은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시장에서는 “수요는 견조하지만 공급망이 성장 속도를 제한하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이밖에 ▲아이패드(69억 달러) ▲맥(84억 달러) ▲웨어러블·액세서리(79억 달러) ▲서비스(309억8000만 달러) 등 다른 사업 부문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주당순이익(EPS)도 2.01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애플은 2분기(4~6월)에도 14~17% 매출 성장을 전망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6.05.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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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읽던 ‘백신 소년’, 30년 묵은 글로벌 검색 난제 풀다 [이코노 인터뷰]

CEO

1990년대 초반 한 초등학생에게 학교가 개방한 컴퓨터실은 별천지였다. 어쩌면 그의 인생을 결정한 강렬한 기억일 것이다. 그는 10살 때 카세트테이프 기록 방식의 컴퓨터로 어셈블리 언어를 독학하면서 컴퓨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내가 정한 규칙대로 세상을 하나 만드는 느낌”을 주는 신문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가 가진 수학적인 논리 구조가 자신과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1996년 중학교 2학년 때 당시 ‘5대 컴퓨터 백신’으로 불린 ‘재필 백신’을 개발해 무료로 공개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대상을 수상하면 흔히 말하는 유수 대학의 의대에도 진학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지만, 그는 일찌감치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 입학을 결정했다. 고교 2, 3학년 때 그는 카이스트에서 배워야 할 전공을 선행 학습을 하는 시간으로 사용했다. 카이스트 입학 후에는 대학 전공 서적과 함께 현대 철학의 사상가라고 평가받는 니체·비트겐슈타인·소쉬르 등의 현대 철학의 대가들의 원서를 읽는 데 시간을 썼다. 그는 “전공 서적 대신 인문학과 철학 원서를 읽을 수 있던 것은 고교 시절 대학 전공 과목을 미리 공부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그는 학부 과정을 약 1년간 이수한 후, 병역 특례 근무를 위해 NHN에 합류하며 학업을 중단했다. 대학 졸업장을 따는 대신 개발자로 살아가기로 한 이 학생은 30년 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 ‘BB25’를 설계했다. BM25가 30여 년간 표준으로 쓰이는 동안 제기된 한계를 확률 기반으로 재정의한 접근이다. 그가 개발자들의 인스타그램으로 평가받는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논문과 코드는 전 세계 검색엔지니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7.3점과 100점 사이, 그 모호함을 확률로 해결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정재필 코그니카 대표다. 그는 BB25 개발에 성공한 이유를 “철학을 공학에 적용해 난제를 풀 수 있었다”고 알 듯 모를 듯한 난제를 기자에게 다시 던졌다. 코그니카는 정 대표가 2023년 창업한 리서치(연구개발) 스타트업이다. 코그니카는 정 대표를 포함해 연구개발자 2명과 관리자 1명밖에 없는 스타트업이다. BB25는 1994년 발표된 검색 엔진의 기본 알고리즘인 BM25(Best Matching 25)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벤치마크이다. 정 대표가 혼자서 80만줄 이상의 코드를 짠 코그니카 DB에 탑재된 핵심 기술 중 하나이다. BM25는 공식이 단순하지만 성능이 좋고, 별도의 학습(훈련 데이터) 없이도 바로 작동한다. 또한 검색 결과에서 ‘단어가 얼마나 나오나’ ‘문서에 몇 번 나왔나’ 등의 결과물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검색 결과를 설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30여년 동안 BM25가 대표적인 검색 알고리즘으로 사용된 이유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의 검색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이 알고리즘에 자신들의 기술력을 더해서 검색 결과를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BM25에 대해 “문제는 BM25의 점수가 만점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검색 결과 점수가 7.3점이 나오거나 100점이 나오거나 해도 이 검색 결과물이 어떤 게 더 좋다라는 것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 주가’로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가 7.3점이 나오는 것과 ‘반도체 수출’로 검색했을 때 7.3점이 전혀 다른 의미라는 것이다. 심지어 검색 결과 점수가 100점이 나왔다고 해도 이게 정확도와 관련성이 완벽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검색 결과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BM25 알고리즘은 1~100점처럼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7.3점이 나왔을 때 이게 관련성이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가 개발한 BB25는 30년 동안의 난제를 확률로 변환시켜 해결했다. 통계를 적용해 BM25의 점수를 0~1 사이의 확률값으로 변환하면서 “이 문서가 검색어와 관련이 있을 확률이 73%다” 등의 해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비교 기준이 없던 기존 점수를 73%와 같은 확률로 변환하면서 검색 결과의 합산이나 비교, 순위 매기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정 대표는 BM25를 대체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대신, BM25의 점수 체계 자체를 수학적으로 재해석했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특정 조건 하에서 전개된 베이즈 확률 수식이 BM25 수식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 점수를 0에서 1 사이의 확률값으로 변환하는 BB25를 완성했다. 확률 변환을 통해 “해당 문서가 검색어와 관련 있을 확률이 73%와 같은 직관적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사과 2개와 오렌지 3개를 더하기 위해 각각의 고유 영양소 단위로 환산하여 결합하는 원리”라고 서술했다. 쉽게 말해 단위가 확률로 통일됨에 따라 AI 벡터 검색 점수와의 결합이 임의의 가중치 없이 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게 된 셈이다. 또한 검색 결과의 품질을 사전 확률로 측정할 수 있어 정확도가 낮은 문서를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입력하기 전 차단할 수 있어 환각 현상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1600줄 분량 핵심 코드 깃허브에 게재…엠텝 관리자가 먼저 연락정 대표는 해당 알고리즘의 수학적 증명을 담은 논문과 1600줄 분량의 핵심 코드를 깃허브에 게재하면서 전 세계 검색엔지니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공개한 이후 2개월 만에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나타났다. 글로벌 텍스트 임베딩 모델 성능 평가 플랫폼인 허깅페이스 엠텝(MTEB)의 관리자가 그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 수학 전공자인 엠텝의 관리자는 정 대표의 논문과 코드를 검토한 후, BB25를 엠텝의 공식 베이스라인(Baseline)에 채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실제 구동을 위한 코드 이관 작업을 요청한 것이다. 정 대표는 “기존 BM25 검색 알고리즘은 AI 시대의 변화를 잘 보여주지 못했는데, BB25가 AI 시대의 검색이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라면서 “엠텝의 베이스라인은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 AI 모델의 검색 성능을 평가할 때 비교 기준으로 삼는 공식 지표다. 특정 알고리즘이 베이스라인으로 채택된 것은 해당 분야의 국제 표준 규격으로 인정받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대규모 연구팀이나 빅테크 기업이 아닌 1인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가 30년간 업계의 단일 기준이었던 BM25와 나란히 글로벌 검색 AI의 새로운 공식 기준으로 등록된 것이다. 그가 3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한 이유를 “인문학 연구를 통해 논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이런 자부심은 개인 기술 블로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기술적인 담론을 다루는 개인 블로그를 영어로 작성하고 있는데, 매번 현대 철학자의 담론을 인용하고 있다. 코그니카는 개발자 2명과 제품 관리자 1명으로 운영된다. 현재까지 뮤렉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뮤렉스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중고차 매매 단지 시스템에 AI 및 코그니카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하는 기술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창업 이후 빠르게 매출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오픈소스 기반의 기술 확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향후 코그니카 데이터베이스의 축소된 버전을 개발자 생태계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 다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코그니카 DB가 채택되는 것을 성과 지표로 설정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검색 인프라에 BB25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해당 기술을 특정 기업 도메인에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 자문 및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자연스럽게 창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그니카는 당분간 리서치 성과를 기반으로 한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2026.05.01 08:00

5분 소요
마이다스아이티, CIVIL NX 차세대 해석 엔진 ‘HYPER-S’ 출시…해석 속도 평균 6배 향상

IT 일반

-해석 속도 평균 6배 빨라져… 엔지니어 업무 환경 혁신 건설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가 토목 구조해석 솔루션 ‘MIDAS CIVIL NX’의 차세대 해석 엔진 ‘HYPER-S’를 4월 28일 정식 출시했다.HYPER-S는 기존 구조해석 엔진(솔버)을 전면 개편한 신규 엔진으로, 해석 속도와 효율성, 사용자 작업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기존 솔버가 단일 스레드 기반 구조로 운영되며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멀티코어 병렬 처리와 능동형 메모리 관리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이에 따라 비선형 시간이력 해석 기준 평균 2배 이상의 속도 향상이 확인됐으며, 대형 구조 모델에서는 평균 6배 수준의 성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실제 시연에서는 기존 대비 약 13배 빠른 해석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HYPER-S는 반복 해석 과정의 효율성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일부 조건 변경 시 전체 해석을 다시 수행해야 했지만, 새로운 엔진은 해석 케이스 단위 관리 방식을 도입해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반나절 이상 소요되던 작업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워크플로우 유연성도 확대됐다. 하중 케이스별 독립 해석과 시공 단계별 해석 기능을 지원해 설계 변경 상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전 해석 결과를 유지한 채 일부 구간만 재계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사용 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대형 모델에서도 화면 반응 속도를 높이고 텍스트 출력 속도를 개선했으며, 가변형 인터페이스와 도면 트레이싱 기능을 추가해 작업 편의성을 강화했다.향후 HYPER-S는 난류 해석, 시공 단계 해석, 디지털 트윈 기반 역해석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HYPER-S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엔지니어의 실제 업무 흐름에 맞춰 설계된 차세대 해석 엔진”이라며 “설계 품질 향상과 업무 효율 개선을 동시에 지원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마이다스아이티는 토목·건축·지반 분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개발·보급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6.04.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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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OTT 합쳐 월 9000원…멜론-웨이브, '가성비' 앞세워 유튜브 공세 맞불

IT 일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와 손잡고 음악 스트리밍과 영상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멜론X웨이브 플레이 패스'를 30일 내놨다. 유튜브 영상·음원 서비스의 독주를 막기 위해 30%가 넘는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멜론X웨이브 플레이 패스권'은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클럽(월 7590원)과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월 5500원)를 결합했다. 두 서비스를 따로 구독하면 1만3090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패스권을 쓰면 약 31% 할인된 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이용자들은 멜론의 음악 스트리밍과 함께 뮤직 채팅 서비스인 '뮤직웨이브', 인디 아티스트 큐레이션 '트랙제로' 등 차별화된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웨이브가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를 풀HD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유·변우석 주연의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비롯해 '베팅 온 팩트', 'TXT의 육아일기' 등 웨이브의 최신 오리지널 콘텐츠를 최대 2개 기기에서 동시 시청할 수 있다.두 플랫폼은 시작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다음 달 31일까지 첫 1개월 결제 시 둘째 달 이용료를 100원에 제공한다.멜론은 이번 결합 이용권을 시작으로 기존 멜론 구독 회원이 저렴한 추가 비용으로 웨이브를 이용할 수 있는 '애드온'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멜론 관계자는 "이번 결합은 멜론 이용자에게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하나의 구독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2026.04.30 16:45

1분 소요
부탄 총리, 갤럭시코퍼레이션 방문…민간 중심 협력 확대 논의

IT 일반

체링 톱게 부탄 총리가 방한 일정 중 글로벌 AI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을 방문해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이번 방문은 행복과 웰빙을 국가 핵심 가치로 삼는 부탄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민간 중심의 경제·문화 협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해당 일정은 부탄문화원 윌리엄 리 원장의 주관 아래 진행됐으며, 톱게 총리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과의 주요 일정을 마친 뒤 갤럭시코퍼레이션을 찾았다. 정부 공식 일정 이후 이어진 방문이라는 점에서 민간 협력 확대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이날 자리에는 갤럭시코퍼레이션 윤상보 부사장이 함께 참석해 부탄의 국가 철학과 첨단 엔터테크 기술의 접목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향후 문화 콘텐츠와 기술 기반 산업 협력, 교류 확대 방안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행복을 국가 운영의 중심 가치로 두는 부탄의 철학은 기업의 본질을 ‘행복’에 두고 있는 경영 방향과 맞닿아 있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 관계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최근 인도·베트남 경제사절단 참여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엔터테크 기업으로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6.04.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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