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V5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했다. 경찰 업무차와 이동형 은행, 아이스크림 트럭, 세탁물 배송차까지 한 차종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기아는 PV5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줬다.기아는 2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PV5 신규 라인업과 산업 맞춤형 협업 모델을 대거 공개했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전기 승용차 중심의 전시와 달리, 기아 부스의 중심에는 목적기반차량(PBV)이 자리했다. 전동화 시대에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업 공간’으로 바라보는 듯했다.현장에서 본 PV5의 활용법은 예상보다 구체적이었다. 단순히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설명에 그치지 않았다. 차량 안팎에 업무 공간과 장비, 판매 설비, 수납 모듈을 실제로 넣어 어떤 산업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눈으로 보여줬다.가장 눈에 띈 모델 중 하나는 경찰청과 협업한 AI 순찰차였다. PV5 패신저 5인승을 기반으로 만든 이 차량은 상부에 4K급 AI 카메라 3개와 드론 스테이션을 얹었다. 지상 순찰과 공중 감시를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기아 관계자에 따르면 AI 순찰차에 구성된 드론 스테이션은 여러 공기업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차량 내부와 후면에는 모니터도 탑재돼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순찰차가 이동과 출동에 초점을 맞췄다면, PV5 기반 AI 순찰차는 감시와 분석, 현장 대응 기능까지 품은 이동형 업무 플랫폼에 가까웠다.이동형 은행 모델도 실용성이 돋보였다. PV5 카고 하이루프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뱅크’는 차량 내부에서 사람이 서서 움직일 수 있는 이동식 사무실 형태로 꾸며졌다. 회전형 데스크와 영업용 추가 배터리를 적용해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아 관계자는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농어촌이나 고령층 거주 지역에서는 직접 찾아가는 금융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며 “대출 상담 등 은행 업무가 필요한 곳으로 차량이 직접 이동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아이스크림 트럭은 PV5의 실사용 가능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현장에서는 실제 PV5 차량을 활용해 아이스크림을 판매했다. 단순 전시용 콘셉트가 아니라 행사장, 축제, 관광지, 아파트 단지 등에서 곧바로 영업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이 높아 보였다. 차량 자체가 판매 공간이자 홍보 공간이 되는 셈이다.세탁물 배송차 역시 생활 밀착형 PBV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도심에서 세탁물 수거와 배송을 반복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적재 공간과 동선, 전기차 운영비가 모두 중요하다. PV5는 차체 구조를 바탕으로 업종별 적재와 수납 방식을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상공인과 물류 사업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기아가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PV5 신규 라인업은 패신저 7인승, 프라임, 카고 하이루프 등 3종이다. PV5 패신저 7인승은 2-2-3 구조로 구성돼 3열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다인승 패밀리카와 렌터카, 셔틀버스 등 이동 서비스 수요를 겨냥한 모델이다. 후석 공조 시스템, 후석 열선 시트, 충전용 USB C타입 단자 등 편의사양도 적용됐다.이날 살펴본 PV5는 산업별 수요에 맞춰 형태를 계속 바꿀 수 있는 플랫폼에 가까웠다. 기아가 PBV를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서 PV5는 기아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2030년까지 PBV 3종을 포함해 총 14개 모델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를 모빌리티로 실현시켜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EV 티어(Tier) 1’ 브랜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