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박민우 체제’ 포티투닷, ‘자율주행’ 고도화 속도낸다
- 조직 재편·인재 영입으로 미래차 경쟁력 강화
아트리아 AI 고도화로 양산 자율주행 정조준
포티투닷의 다음 행보는 크게 두 갈래로 읽힌다. 하나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의 고도화, 다른 하나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생태계에서의 개방형 협업이다. 현재 포티투닷의 인력 규모는 800명 이상이며, 이 중 개발 직무가 70%를 넘는다. 개발자 중심 조직을 통해 기술 고도화부터 검증, 양산 전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인재 50명 뽑는다
수장 교체 이후 채용도 한층 공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포티투닷은 최근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기술인 ‘아트리아 인공지능’(Atria AI) 고도화를 위해 자율주행 분야 경력 개발자 50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E2E 자율주행은 AI가 주행 데이터를 통째로 학습해 인지·판단·제어를 단일 모델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채용 대상은 ▲머신러닝(ML) 플랫폼 ▲AI ▲보안 ▲시각-언어-행동(VLA) ▲피지컬 AI 등 자율주행 전반 10여개 직무로, 최소 3년에서 최대 20년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채용은 포티투닷이 기술 스택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ML 플랫폼은 자율주행 AI를 만들기 위한 ‘생산 설비’에 가깝다. ▲데이터 수집·정제 ▲학습 파이프라인 ▲분산 학습 ▲실험 관리(재현성) ▲모델 배포(MLOps) 등을 담당한다. 플랫폼이 취약할 경우 모델 고도화 속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포티투닷이 ML 플랫폼 인력을 강화하는 것은 연구 역량뿐 아니라 생산 체계 전반에 투자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AI 직무는 이 생산 라인 위에 올라갈 핵심 엔진을 만드는 역할이다. 인지·예측·계획 등 전통적인 자율주행 모듈을 고도화하거나, E2E 방식에서는 입력(센서·지도·상황)과 출력(조향·가감속)을 더욱 촘촘히 연결하는 모델 구조와 학습 목표를 설계한다. 즉 실제 주행 모델 자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포티투닷은 특히 VLA 스타일의 모델링 접근을 통해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차량 탑재와 프로덕션 배포를 전제로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VLA 직무는 자율주행의 계획·의사결정·행동 생성을 중심으로 모델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보안 역시 핵심 축이다. SDV의 본질이 업데이트와 연결성에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가 고도화될수록 공격면도 함께 넓어진다. 이 때문에 보안은 사후 대응이 아닌 필수 전제 조건이다. 포티투닷이 보안을 독립적인 채용 분야로 설정한 배경에는 ‘안전 우선’ 전략이 깔려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자율주행 도입 격차를 줄이는 것보다 최우선 가치는 안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채용이 엔비디아 출신 자율주행 전문가인 박민우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영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가 국내에 상륙하는 등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채용의 초점은 분명히 아트리아 AI에 있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E2E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는 차량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 8대와 전방 레이더 1대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단일 딥러닝 모델에서 통합 처리되며, 고정밀 지도(HD맵)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트리아 AI는 올해 또는 내년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은 “포티투닷과 모셔널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데이터를 공유하고, 모델 통합도 검토 중”이라며 “아트리아는 양산차용 ADAS를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과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은 2025년 12월 24일 판교 포티투닷 본사를 방문해 아트리아 AI가 탑재된 아이오닉 6를 직접 시승하며 개발 성과를 점검했다. 이후에도 자율주행과 SDV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티투닷이 아트리아 AI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한층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 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테슬라와 지엠(GM)이 한국 시장에서 각각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과 슈퍼크루즈를 선보이면서 현대차그룹 역시 완성형 자율주행 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포티투닷은 아트리아 AI를 단순한 연구 프로젝트로 남기기보다, 양산 ADAS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모셔널과의 통합이라는 복수의 경로를 마련하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고도화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중장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박민우 사장의 영입은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조직 불안을 해소하는 의미도 크다”며 “검증된 리더라는 점에서 구성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 역시 지금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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