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드론 타고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마약왕' 박왕열 탈옥 계획, 전말은
15일 법조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3월 한국으로 임시 인도되기 약 한 달 전, 필리핀 사블라얀 수용소에서 대형 드론에 매달려 탈출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탈옥 전력이 있는 박씨는 당초 다른 교도소로 이감되는 과정에서 호송 차량을 총기로 습격해 달아나는 방안을 세웠으나, "나 같은 사람은 탈옥도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며 드론을 활용한 공중 탈출로 계획을 급선회했다.
박씨는 드론 대여비 등 탈옥 준비에만 약 1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필리핀 현지에서는 최대 75kg까지 견디는 드론에 박씨의 조력자가 매달려 수미터 높이로 떠올랐다가 물속으로 떨어지는 등 시험비행을 거듭했다. 당시 필리핀 언론은 이를 '사람이 탈 수 있는 신기한 드론'이라며 단순 화제성 기사로 다뤘으나, 실상은 박씨를 탈출시키기 위한 사전 모의였던 셈이다. 현지 수감 동료 증언에 따르면 필리핀 수용시설은 전파 차단 장비가 없어 드론 원격 조종이 가능했고, 박씨는 매달 약 600만 원을 교도소 측에 건네며 독방에서 에어컨과 TV,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등 특혜를 누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력자의 시험비행 장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이감 일정이 갑작스럽게 앞당겨졌고, 박씨의 탈옥 시도는 무산됐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계획이 틀어진 틈을 타 지난 3월 25일 박씨를 국내로 전격 압송했다. 박씨는 지난 5월 열린 첫 재판에서 밀수 혐의는 부인했으나 국내에 이미 반입된 마약류의 판매·관리 등 유통 혐의는 인정했다.
문제는 박씨의 국내 신병 확보가 임시적이라는 점이다. 박씨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현지 중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으며, 양국 외교적 합의에 따라 10개월간 '임시인도'된 상태다. 이 기한이 만료되면 규정상 필리핀으로 재송환되어야 해, 수사당국은 박씨의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해 추가 인도 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권 개편 및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해산 일정이 맞물리면서, 필리핀 수용시설에 수감된 14명의 한국인 마약사범을 비롯한 해외 마약 총책 수사와 국제 공조망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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