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IPO는 혼자 못 한다”…나유석 대신증권 전무가 말하는 조직의 힘
- [IPO 본부장 대전]⑥‘딜’마다 유닛 구성해 유연하게 대응…수평적 리더십으로 실행력 강화
3년 연속 연간 10건 이상 IPO 주관…꾸준한 완성도 중심의 딜 설계

기업금융(IB) 시장에서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 중인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기업공개(IPO)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IPO 본부장 대전(大戰)’에서는 격전지로 떠오른 IB 시장의 최전선을 진두지휘하는 증권사 IPO 본부장들을 만나 전장(戰場)의 한복판을 들여다본다.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IPO는 혼자서 못 한다"
나유석 대신증권 전무는 인터뷰에서 이 말을 거듭 강조했다. IPO 주관 업무는 특정 부서나 인력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나 전무는 "하나의 딜을 위해 조직 전체가 맞물려 돌아가야만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 비로소 성과로 이어지고, 이런 구조야말로 IPO 업무의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IPO본부는 이 말을 조직 문화로 실현해왔다. IPO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가 움직여야 성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기본 전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못지않게 내부 실무자 간 조율과 준비 과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구성원 간 피드백이 활발히 오가고, 프로젝트 설계와 처리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조직 운영 방식도 전통적인 본부 중심 구조와는 다르다. 42명의 구성원들이 IPO 1·2본부로 나뉘어 소속돼 있지만, 하나의 딜마다 3~4명의 실무자가 팀을 구성해 움직인다. 즉 업무 성격에 따라 인원이 조정되고, 프로젝트별로 협업 구성이 유연하게 바뀐다.
이러한 협업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은 실무 중심의 운용 방식이다. 실무 경험을 갖춘 인력들이 각 프로젝트에 배치되고, 딜의 성격에 따라 구성원이 유동적으로 바뀐다. 본부 전체가 고정된 조직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에 따라 움직이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나 전무는 “딜을 하나 주면 담당자가 정해지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업무에 맞게 유닛을 짠다”며 “팀워크가 안 맞으면 성과가 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섞이고 푸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IPO본부의 리더십 모델 역시 전통적인 명령 중심 구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조직의 리더들이 실무자들에게 지시만을 내리기보다 같은 흐름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방식을 택한다. 책임자가 현장을 함께 뛰며 상황을 조율하는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책임자는 실무자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며, 기업과 거래소를 직접 상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니어일수록 외부 미팅이나 영업 활동에 자주 나서고, 딜의 흐름을 먼저 만들어간다. 실무자들은 그에 맞춰 팀워크를 형성하는 방식이 조직 내에 정착돼 있다.
나 전무는 "IPO는 결국 현장 경험이 중요한 영역이다. 실무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일하지 않으면 흐름이 끊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책상에 앉아서 결재만 하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임자가 더 앞서 움직이고, 현장에서 기업과 거래소, 당국의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 딜로 시장 내 입지 확장
나 전무가 IPO업계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계기는 지난 2019년 상장한 에코프로비엠 딜이었다. 2차전지 업종 내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인 만큼, 상장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대형 하우스가 대표주관을 맡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신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을 맡으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그는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경영진과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후 타 증권사와 공동으로 진행된 경쟁 PT 발표를 진두지휘하며 대신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때문에 이 딜은 나 전무가 당시 IPO본부장으로서 전략과 실행력을 모두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대신증권 IPO본부는 이를 발판 삼아 업계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졌다. 대신증권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연간 10건 이상의 IPO를 주관하며, 중형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IPO 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총 8건의 IPO 주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저력을 보였다.
한편 대신증권 IPO본부가 거래소와 당국으로부터 ‘심사 대응이 정돈된 하우스’라는 평가를 받게 된 배경에도 나 전무의 조직 운영 전략이 있다. 그는 거래소와의 신뢰 형성을 최우선으로 심사 과정 전반에 실무자들이 책임감 있게 대응하도록 조직을 운영해왔다. 이와 함께 심사 기준에 맞춰 구조를 명확히 준비한 기업을 상장 파트너로 선정하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진정성 있게 대응하는 문화를 조직에 뿌리내렸다.
대신증권 IPO본부는 올해 12~13건 이상의 IPO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상장에 성공한 한텍과 LG CNS를 비롯해, 상장예심을 통과한 6건의 IPO를 상반기 내 마무리하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한 목표라는 설명이다.
나 전무는 “결국 진정성 있는 일 처리 방식이 누적되면, 좋은 업계 평가로 이어진다”며 “한 건 한 건을 진지하게 접근하면 그 결과가 이후 평가로 이어지고, 더 좋은 회사들이 주관사를 먼저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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