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CEO들이 '혁신 또 혁신'을 외치는 이유...변화와 도전으로 길 찾는다
- [경제 대전환의 시대 K기업이 사는길]③
글로벌 경제 위기 심화...점점 커지는 혁신의 중요성
천문학적 투자로 미래 준비...“혁신 선택 아닌 필수”

‘경제 위기’ 다시 떠오르는 혁신 주문
올해도 국내 주요 그룹은 ‘혁신’을 주문했다. 이는 연초 공개된 CEO 신년사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언급된 ‘혁신’이라는 단어는 총 31개다. 이는 전년(19개)과 비교해 12개 많은 것이다.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주로 언급된 상위 10개 단어는 ▲경쟁 ▲고객 ▲미래 ▲성장 ▲혁신 ▲글로벌(세계) ▲기술 ▲변화 ▲인공지능(AI) ▲가치 등이다. 이 가운데 혁신은 5위를 차지했다. 작년보다 5계단 순위가 뛰어오른 것이다.
그만큼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기로에 서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물가·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국가간 관세 전쟁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미래 또한 암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에 불과하다. 내년 전망도 부정적이다. OECD는 내년 한국 잠재성장률을 올해보다 0.04%포인트(p) 낮은 1.98%로 전망했다.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혁신 없으면 공룡 기업도 사라진다
국내에는 ‘혁신’으로 기존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 기업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 유통 단일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40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10조원씩 매출 성장세를 이룬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1조2901억원이다. 이는 기존에 국내 유통 업계를 주도해 온 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의 합산 매출(49조5769억원)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이들의 격차는 8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쿠팡 혁신의 기반은 누구보다 빠르게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에 있다. 회사는 전국을 아우르는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10년간 6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쿠팡은 지난해부터 전국 물류센터 확장을 위해 3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단행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의 대형 기업들은 매년 성과를 내야 하지만,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막대한 돈을 투입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며 “이제 쿠팡을 기존 기업이 추월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은 전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표 혁신 기술 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클래리베이트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 2025’는 국내 기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클래리베이트는 기술력·연구개발(R&D) 성과·지식재산권(IP) 관리 등을 종합 평가해 전 세계 기업의 순위를 매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관련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 브랜드인 갤럭시 시리즈로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입한 금액은 34조9981억원(연결 누계 기준·정부 보조금 제외)으로 매출의 11.6%에 달한다. 차세대 기술과 원천기술 확보로 세계 산업을 이끄는 선도 기업 자리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혁신 기업 100위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모두 8곳이다.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한 LG화학과 생활가전의 강자 LG전자는 각각 7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자동차의 기술력을 증명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6위, 20위에 자리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는 19위를 차지했다. 모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해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기업들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영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 속 기업의 혁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지속가능성의 필수 조건”이라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기존의 사업 모델과 경쟁력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기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경쟁에서 차별적 위치를 확보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특히 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와 같은 기술과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혁신의 속도와 방향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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