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제4인뱅’ 자리까지 손 뻗어나가는 핀테크
- [궤도 오른 핀테크] ②
제도 개선·정부 지원으로 제도권 진입 속도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최근 핀테크 기업들이 모바일뱅킹 시장을 넘어 1금융권 시장 진입까지 노리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곳은 핀테크 기업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다가오는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제4호’ 예비인가 심사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자본 안정성과 디지털 역량, 리스크 관리 체계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특화 모델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이 당국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핀테크 업계는 간편결제·기업 신용평가·경영관리 솔루션 등 특정 영역에 국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인뱅 라이선스 확대 기조를 보이며 산업 진입 문턱을 낮추자, 핀테크 기업들도 ‘제4 인뱅’ 예비인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특히 기존의 토스뱅크가 핀테크에서 출발해 성공적인 인터넷은행 모델을 제시한 이후, 업계에서는 유사한 ‘플랫폼 기반 인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 가운데 한국신용데이터의 컨소시엄은 ▲자본금 조달 능력 ▲리스크 관리 인력 구성 ▲그리고 다수 금융사 및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업 구조 등에서 경쟁 후보보다 안정감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예비인가 유력 후보로 부상
‘한국소호은행’은 아직 공식 출범한 은행이 아니다. 정확히 말핀테크 기업들이 1금융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민간 기업들이 힘을 모아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주도 기업은 한국신용데이터이며, 하나·우리·농협·부산은행 등 4대 은행을 포함해 LG CNS·우리카드·OK저축은행·유진투자증권·흥국생명 등 총 15개 기관이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주도 기업은 한국신용데이터이며, 하나·우리·농협·부산은행 등 4대 은행을 포함해 LG CNS·우리카드·OK저축은행·유진투자증권·흥국생명 등 총 15개 기관이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대형 은행 출신의 리스크 관리 전문가 ▲빅데이터 분석 기업 ▲핀테크 솔루션 벤더가 모두 참여해 있어, 인뱅 인가 심사에서 중시되는 ‘통합 리스크 관리 역량’과 ‘디지털 혁신 역량’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운영해 온 기업경영관리 플랫폼 ‘캐시노트’다. 전국 180만여 소상공인 사업자가 이용하는 이 플랫폼은 거래 내역·현금 흐름·세금 신고·카드 매출 등 사업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전용 대출 심사 모델 ▲유동성 관리 서비스 ▲회계·세무 자동화 ▲업종별 맞춤 경영 솔루션 등을 통합 제공하는 디지털 뱅킹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대표적으로 ▲맞춤 대출 심사 ▲실시간 자금관리 ▲업종별 특화 패키지 ▲‘나중결제’ 서비스 등이 그 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유니콘 등극 이후에도 꾸준히 소상공인 생태계 기반을 확장해 왔다. ▲예비창업자 대상 플랫폼 ‘비즈봇’ ▲판매시점 관리시스텝(POS) 전문기업 ‘아임유’ ▲결제솔루션 업체 ‘한국결제네트웍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KCD 공동체’를 형성했다. 해당 기업들의 기술력과 데이터를 캐시노트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고도화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의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사 ‘KCS’를 설립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평가업 허가를 획득했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 다수 금융사에 맞춤형 신용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제도 정비와 정부 지원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급지시전달업 ▲소액단기보험업의 규제 완화 ▲은행대리업 확대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이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소규모 특화은행 모델이나 인터넷전문 카드사 등의 진입도 장기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핀테크가 다시 혁신의 엔진이 돼야 할 시점”이라며 “전통 은행의 구태를 넘는 실질 경쟁과 파괴적 혁신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비인가를 통과하더라도 남은 과제는 적지 않다. 인가 이후 6개월 이내에 은행 설립과 영업 개시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시스템 구축·자본 확충·규제 대응 등 전방위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부터 백엔드 금융 인프라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설계해야 하며, 보안 및 내부통제 체계도 완비해야 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인가에 성공할 경우, 국내 최초의 ‘소상공인 전용 인터넷은행’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핀테크 산업 전체의 질적 전환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예비인가 통과 시 즉시 시스템 구축에 돌입, 소상공인 금융의 ‘원스톱’ 시대를 열릴 거란 기대에서다. 예비인가 결과는 이달 중 금융감독원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국소호은행 사례는 핀테크가 단순한 보완재가 아니라, 금융업의 주체로 거듭나는 신호탄”이라며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금융 데이터와 기술의 통합력이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한국소호은행 모델은 전통 금융의 공백을 정확히 파고든 사례”라고 했다. 또 “고객 접점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어떻게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단순한 기술보다는 문제 해결력과 지속 가능성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인가 결과에 따라 향후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 움직임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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