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구체적인 마일리지 운영 방안을 내놨다. 이번 안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 계정으로 유지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시아나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스카이패스로 단일화하는 청사진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이날부터 2주간 국민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는데, 이후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10년간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별도 계정으로 운영한다. 고객들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그대로 보유하며 기존 아시아나 공제차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대한항공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보너스 항공권 구매와 좌석 승급이 가능하다. 또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전환해 대한항공 차트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아시아나 공제차트에 없는 일등석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은 허용되지 않는다.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사용처도 그대로 유지된다. 항공권 구매 시 운임의 최대 30%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는 ‘복합결제 서비스’는 물론, 기내 면세품 바우처, 브랜드 굿즈, 제휴 상품 구매 등도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된다. 대한항공은 전환 메뉴를 자사 홈페이지에 별도 개설해, 고객이 언제든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전환할 때는 전량 전환만 가능하다. 전환 비율은 ▲탑승 마일리지는 1 대 1, ▲제휴 마일리지는 1 대 0.82다. 

대한항공은 “탑승 마일리지는 양사 적립 기준이 유사한 점을 반영했고, 제휴 마일리지는 실제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을 고려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환 시점에 제한은 없다. 고객이 원할 경우 언제든 신청 가능하다. 다만 10년의 별도 운영 기간이 종료되면 남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전량 스카이패스로 자동 전환된다.

기존 아시아나 우수회원 자격은 대한항공의 등급으로 자동 매칭된다. 아시아나 플래티늄 회원은 대한항공의 최상위 등급인 밀리언마일러로, 다이아몬드플러스(평생·기간제) 회원은 모닝캄 프리미엄 또는 신설되는 모닝캄 셀렉트로, 다이아몬드·골드 회원은 모닝캄으로 전환된다.

기존 자격기간은 그대로 인정된다. 전환 시에는 양사 탑승 실적이 합산돼 더 높은 등급이 부여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시점에 맞춰 우수회원 제도를 개편한다. 기존 세 단계(밀리언마일러·모닝캄 프리미엄·모닝캄)에 모닝캄 셀렉트 등급을 추가한다. 모닝캄 셀렉트는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혜택을 제공하는 중간 단계로, 기존 모닝캄 회원은 실적에 따라 셀렉트와 일반 모닝캄으로 구분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통합 방안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나 마일리지 회원도 대한항공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 가능한 노선은 기존 아시아나 69개 노선에서 대한항공 단독 운항 59개 노선이 추가돼 총 128개로 확대된다.

또 공정위가 부과한 조건에 따라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공급량은 합병 이전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 이는 양사 통합 이후 마일리지 사용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소비자 효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지속적으로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기회 확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공정위 국민 의견수렴 기간 동안 전자민원시스템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수렴된 의견은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반영되며, 최종 승인 여부는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대한항공은 승인이 나는 즉시 통합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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