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반값인데 왜 안 사”…中 ‘초저가 물량 공세’에 맥 못추는 K-커머스 [차이나 쇼크 2.0]②
- 저렴한 가격·마케팅으로 영향력 확대
“물류 투자 없인 쿠팡·네이버 못 이겨”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진 않지만,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안 살 수가 없어요. 한국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도 어차피 중국에서 만든 건데 가격은 몇 배 차이가 나니 이왕이면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게 되죠.”
직장인 이모 씨(29)는 요즘 온라인 쇼핑 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을 주로 이용한다. 이 씨는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보다 50% 이상 저렴한 데다 구매 후기를 잘 살펴보고 고르면 품질도 나쁘지 않다"며 "빨리 배송받아야 하는 물건이 아니라면 휴대폰 케이스·옷·신발·액세서리 등 대부분의 제품을 C-커머스에서 산다"고 말했다.
일명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C-커머스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국내 토종 플랫폼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韓 중국 직구액 4년 새 4배 증가…비중은 40%p 늘어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지난 11월 3일 ‘2025년 9월 온라인쇼핑동향’을 통해 지난 3분기 중국의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액이 1조414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1년 전보다 19.9%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해외 직구액(2조1224억원)의 66%가량을 차지한다. 1조4660억원이었던 지난 2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같은 기간 한국의 중국행 온라인 직접판매(역직구)는 2503억원으로 약 11.6%(330억원) 줄었다.
한국 소비자의 중국 상품 구매는 증가하는데 한국 제품의 대중(對中) 판매는 뒷걸음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중국 직구 추정액은 4조7772억원으로 나타났다. 7조9583억원을 기록한 전체 직구액의 60% 수준이다. 23.9%에 그쳤던 지난 2020년보다 약 40%포인트(p) 높다.
지난 2020년 1조399억원이던 중국 직구액은 작년까지 4년 동안 4배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중 직구 온라인 판매액은 5조2005억원에서 9777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발 직구액이 급증한 데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에 진출하며 초저가 판매 전략을 펼친 영향이 컸다. 진출 초기만 해도 소비자 사이에서 저품질에 대한 우려가 강했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한국 온라인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결제 데이터 기반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92만명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한국 진출 초기인 지난 2020년 8월 139만명 수준이던 알리의 MAU는 약 5년 사이 7배 넘게 뛰며 국내 종합쇼핑몰 앱 1위인 쿠팡(3440만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테무와 쉬인의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 11월 테무의 MAU는 793만명으로 작년 11월보다 8.3% 불었다. 같은 기간 쉬인은 379% 급증한 254만명을 기록했다.
C-커머스가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는 사이 토종 이커머스 기업은 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 11월 기준 MAU 900만명을 기록하며 쿠팡(2866만명) 다음으로 사용자 수가 많던 11번가는 2년 새 MAU가 약 19만명(2%) 줄며 알리(992만명)에 2위 자리를 내줬다.
G마켓의 MAU는 634만명에서 685만명으로 51만명(8.1%) 정도 늘었지만 4위인 테무(793만명)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인 쿠팡도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평가다. 쿠팡의 MAU는 지난 2023년 11월 2866만명에서 올해 11월 3439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약 20%에 그쳤다. ▲알리(40.7%) ▲테무(125%) ▲쉬인(338%) 등 C-커머스의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알테쉬의 결제 금액도 증가세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1월 알리의 결제 금액은 전년 동기(1조2384억원) 대비 4.6% 늘어난 약 1조295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테무는 5061억원에서 6876억원으로 36%가량 뛰었다. 지난해 11월 110억원 정도였던 쉬인의 누적 결제액은 1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한 42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탈팡’(쿠팡 탈퇴)한 소비자가 알리와 테무 등으로 이동해 C-커머스의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알리·테무 등 C-커머스 기업은 국내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담당 인력을 채용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현재 인플루언서 마케팅 담당자를 채용 중이다. 알리는 지난 6월 K-패션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베타 버전의 신개념 커머스(상거래) 프로젝트 ‘셀럽숍’(Celeb Shop)을 론칭하고 참여할 국내 인플루언서를 모집했다.
테무도 최근 국내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며 SNS 콘텐츠를 개발할 인플루언서 마케팅 매니저의 채용 공고를 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C-커머스가 점점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쿠팡과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을 뛰어넘긴 힘들다고 본다”면서 “쿠팡이 ‘로켓배송’(익일·새벽 배송)으로 국내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자리 잡은 만큼 C-커머스도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해 배송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3년 내 한국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겠다며 올해 상반기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알리의 물류센터 구축 방향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테무도 국내 물류센터 확보에 나섰으나 자체 물류 거점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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