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 영업 창구는 잊어라”…은행 점포, ‘토털 라이프케어’ 거점으로 진화
- [은행, WM에 답 있다]②
은행·증권 벽 허문 ‘복합 점포’로 승부…“한 곳에서 투자·세무 해결”
고령화·부의 이전 고민에 ‘유언대용신탁’ 4년 새 4배 급성장
“상속부터 자녀 교육까지”…비금융 서비스가 PB센터 실력 가늠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은행 영업점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과거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며 예·적금을 가입하거나 대출 상담을 받던 단조로운 창구를 벗어나 금융 소비자의 인생 전반을 설계하는 ‘종합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권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증권 벽 허문 ‘복합 점포’…“한 곳에서 투자·세무 해결”
은행과 증권의 결합은 필수인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고객이 주식 투자를 하려면 증권사를 이용해야 했지만, 최근 주요 은행들은 점포 내에 증권 전문가를 상주시키거나 아예 두 업권이 공간을 공유하는 ‘복합 점포’를 개설하기도 한다.
가장 공격적인 곳 중 하나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복합 점포 모델 ‘KB GOLD&WISE’(골드앤와이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프리미엄 자산관리 지점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the FIRST)에서는 세무·변호사·부동산·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고객을 응대한다. 투자는 물론 리스크 관리와 자금 조달·운용까지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역시 업권 간 벽을 허문 대표적인 사례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우수고객(VIP)들을 대상으로 1대1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백화점 주요 점포와 인근에 있는 신한 프리미어 PWM을 연계해 백화점 고액 자산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고객의 자산 규모와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와 PWM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이 협업을 통해 단순 금융 상담을 넘어 부동산·투자·시장 전망 등 고객 관심사를 반영한 자산관리 콘텐츠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통해 기업 승계나 부동산·금융투자·세무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1대1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자산관리 특화 채널인 ‘TWO CHAIRS W’(투체어스 W)를 통해 비금융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1월 서울 여의도에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 기능을 결합한 복합 점포 투체어스 W 1호점을 개설했다. 우리은행 ‘TWO CHAIRS W 여의도’와 우리투자증권 ‘서울영업부’에 은행·증권 공동 상담 공간을 마련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그룹 내 금융 역량을 연계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관리·투자·상담 기능을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의 이런 움직임 배경에는 ‘부의 이전’을 고민하는 자산가 증가가 있다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중요하지만 초고액 자산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세무·법률·부동산·상속 등을 아우르는 비금융 서비스가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됐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이 은행과 증권업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팀을 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고액 자산가 자녀와 젊은 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 교육도 진행한다. ‘패밀리오피스 리더스’ 과정에서는 전통 자산관리와 가업 승계 등 부모 세대에 대한 지원을 넘어 자녀 세대의 성장을 위한 방안까지 함께 고민한다. 은행 측은 젊은 자산가들의 고도화된 금융 요구(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의 프리미엄 미니 경영전문대학원(Mini-MBA)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와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증권·하나자산운용·하나벤처스 등 계열사의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강사진들은 ▲상속·증여 및 절세 전략 ▲글로벌 주식·채권 전망 ▲비상장 투자 전략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이해 ▲부동산 시장 전망 등을 강의한다.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동안 1기, 9월부터는 2기 과정을 진행했다. 대학생부터 전문직·사업가·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군의 고객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점포의 물리적 모습도 양극화되며 고도화하고 있다. 일반 영업점은 줄어드는 대신, 기능을 집약한 ‘메가 센터’가 그 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KB국민은행의 ‘KB GOLD&WISE the FIRST’는 호텔 라운지 수준의 인테리어와 보안 체계를 갖춰 초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곳은 금융 업무를 넘어 문화 강좌·예술품 전시·투자 세미나가 열리는 ‘커뮤니티 거점’으로 활용된다. 반면 NH농협은행은 ‘NH All100 종합자산관리센터’를 전국 100개소로 확대하며 자산관리의 ‘전국구 시대’를 열었다. 그간 소외됐던 지방 자산가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탁 시장, 은행의 새 먹거리
금융권의 또 다른 먹거리는 치매 대비 신탁이나 유언 대용 신탁과 같은 ‘신탁’이 거론된다. 고령자 비중이 커지는 초고령 사회로의 변화가 금융 서비스의 역할을 바꿔가는 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유언 대용 신탁 잔액은 2024년 말 기준 3조507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8793억원)과 비교하면 4배가량 불었다.
유언 대용 신탁은 생전에 자산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 맡긴 뒤 미리 시기와 방식을 정해 사후에 상속인에게 재산을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변호사를 통해 유언장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재산을 상속했다면 유언 대용 신탁은 은행과 계약을 맺는 것이 특징이다. 공증이 필요 없고, 유언장 분실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상속 과정을 설계할 수 있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자녀가 없는 1인 가구도 신탁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고나 치매 등으로 인지 능력이 떨어졌을 때 재산을 처분해 요양비나 병원비를 매달 내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나 금융권 모두 자산을 불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자산을 잘 관리하고 이를 어떻게 이전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었다”라며 “은행이나 증권도 이런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통합·개선하면서 WM이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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