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세븐일레븐…첫 용병 CEO, 해결사 될까? [외부에서 온 롯데 구원투수]①
- 1988년 코리아세븐 창사 이래 첫 외부인 대표
롯데그룹 수익성 개선 집중…올해 흑자 여부 주목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을 대표 자리에 앉혔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미니스톱 인수 이후 계속된 코리아세븐의 만성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셈이다.
지난 4월 코리아세븐의 키를 잡은 인물은 SPC그룹(현 상미당홀딩스) 출신 김대일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경험한 인물로 회사의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직전 회사인 섹타나인의 흑자 전환을 실현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롯데그룹은 올해 수익성 개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과거 경험을 살려 코리아세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 3월 코리아세븐의 대표 교체 소식에 주목했다. 새로운 대표는 롯데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내정했다. 그만큼 코리아세븐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리아세븐의 가장 큰 고민은 수년째 이어진 만성 적자다. 회사가 적자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로는 무리한 인수·합병(M&A)이 꼽힌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22년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약 3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회사의 통합 비용 및 차입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초반 실적 흐름은 좋지 않다. 코리아세븐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가 지난 3월 갑작스럽게 대표 교체에 나선 원인으로 읽힌다. 당시 코리아세븐은 2023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던 김홍철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코리아세븐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 대표는 경영 전략 및 정보통신(I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73년생으로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A.T. 커니, 베인앤드컴퍼니 등의 컨설팅 기업을 거친 그는 네이버 라인 글로벌 사업 담당 및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도 지냈다. 코리아세븐으로 오기 직전에는 상미당홀딩스의 IT 계열사인 섹타나인에서 대표를 맡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 대표의 섹타나인 시절 성적표다. 그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섹타나인 대표를 지내며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섹타나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22년 12억원 흑자에서 이듬해(2023년) 2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섹타나인의 영업손실 규모가 30억원으로 더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섹타나인의 매출은 2118억원에서 2469억원으로 16.6% 늘었다.
4분기 실적이 운명 결정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김 대표가 중요시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실무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업무 체계 내재화와 오픈형 원보이스 소통 체계 구축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체계에서는 과거 문화를 답습하지 않고 정형화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실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 체계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오픈형 원보이스 소통 체계 구축을 중요시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는 가맹점뿐 아니라 내부 조직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회사 방침 및 전략 등이 오롯이 한 방향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코리아세븐이 올해 흑자 전환을 실현하려면 통상적인 비수기 시즌인 4분기를 잘 버텨야 한다고 본다. 지난 1분기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성수기인 2~3분기 호실적을 기록해도 마지막 4분기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은 이전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이어간 바 있다”며 “편의점 업계 성수기에 맞춰 대표 교체를 단행한 것은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수기의 시작인 2분기는 사실상 끝났고, 절정인 3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고매출 및 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차세대 가맹 모델인 뉴웨이브를 중심으로 한 특화 점포도 지속 확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코리아세븐은 K-쇼핑 문화 확산 흐름을 겨냥한 상품과 관련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에는 간편식과 스무디 등 차별화된 요소들이 많이 있다”며 “잘하는 것을 오히려 더 잘하자는 강점 강화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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