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서학개미, 반도체주 9천억원 '싹쓸이'…스페이스X 급락에 '태세 전환'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주(22~26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속슬을 6억 2,767만 달러(약 9,639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1조 원 가까이 쓸어 담았다.
반도체에 대한 서학개미의 집념은 순매수 상위권 명단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2위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혜주인 마이크론(3억 125만 달러)이 차지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2억 849만 달러)와 인텔(1억 3,406만 달러)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순매수 1위부터 4위까지를 모두 반도체 관련 종목이 독식한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불과 한 주 전 스페이스X 상장(12일) 직후 나흘간 총 19억 4,960만 달러를 폭풍 매수했던 행보와 정반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주 스페이스X 주식을 6,920만 달러 규모로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두 업종 간의 엇갈린 주가 흐름과 모멘텀이 자리 잡고 있다. 공모가 135달러로 화려하게 입성한 스페이스X는 장중 200달러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대규모 상장 직후 또다시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 지난 26일 153달러까지 급락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강력한 실적 호재가 불을 붙였다. 마이크론이 지난 23일 3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5.7% 폭증했다는 깜짝 실적과 가이던스(전망치)를 발표하자, 23일 1,051.77달러였던 주가는 25일 1,213.56달러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압도적인 수요를 숫자로 증명하자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다시 반도체로 빠르게 회귀한 것이다.
이번 '폭풍 매수'로 서학개미가 보유한 속슬의 전체 평가금액은 62억 2,338만 달러(약 9조 5,578억 원)로 불어나며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 순위 4위로 올라섰다. 5위 역시 마이크론(59억 3,549만 달러)이 차지하며 반도체 투심을 견인했다. 반면 한때 보유액 순위가 급상승했던 스페이스X의 평가금액은 주가 하락 여파로 16억 1,979만 달러(약 2조 4,876억 원)까지 줄어들며 24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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