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장 내 특정 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 부착
정상적으로 결제 승인..."혹시 몰라 취소할게요"
7일 오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계산대에서 직원 A씨가 물건을 담으려는 고객에게 돌연 재결제를 요청했다. A씨는 “혹시 모르니까 취소할게요”라며 고객에게 삼성·현대 이외의 카드가 있는지 물었다.
전날(6일) 홈플러스는 ‘삼성·현대카드 결제가 한시적으로 불가하오니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계산대 앞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튿날인 오늘(7일)도 여전히 홈플러스 매장 내 계산대에는 삼성·현대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다만 일관성은 없었다. 기자가 바로 옆 계산대에서 직원 B씨에게 결제를 요청할 때는 삼성카드가 허용됐다. 당연히 카드 결제 승인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결제가 끝나자 B씨는 영수증을 건네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삼성·현대카드 측은 “홈플러스에 결제 중단을 통보한 바 없다”고 했다. 시스템상으로는 홈플러스에서 삼성·현대카드로 결제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홈플러스 측은 관련 안내문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현대카드 사용이 한시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만 했다.
‘삼성·현대카드 결제 불가’라는 안내문이 등장한 배경에는 홈플러스와 카드사들 간의 갈등이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6일 삼성·현대카드로부터 ‘홈플러스 온라인몰 포인트 제휴 계약 종료, 온·오프라인 미수금 및 매출 취소분 처리를 위한 오프라인 가맹점 대금 지급 보류 및 상계 시행’이라는 공문을 받았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자 카드사들이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배포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했다. 홈플러스의 입장문 발표 이후 논란이 일자 삼성카드는 가맹점 대금 지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대카드 측은 홈플러스의 주장과 달리 “가맹점 대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차례 논란 이후 홈플러스와 카드사들 간 갈등은 완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본사 차원의 후속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의 예상치 못한 회생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 내부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아직 회생폐지 결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항고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주요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 측은 홈플러스가 요청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을 사실상 거부했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결단에 홈플러스의 운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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