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거래 89% 급감했는데…“단일종목 레버리지, 배율 탄력 조정 검토해야”
- 예탁금 1000만→3000만원에 일평균 거래대금 11.7조→1.3조
국회 입법조사처 “거래 감소만으로 투자자 보호 성과 판단 어려워”
19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일평균 총 거래대금은 지난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약 11조7000억원으로 집계다. 그러나 기본예탁금이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된 7월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는 약 1조3000억원으로 89% 급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직후부터 투자자들의 거래가 집중됐다. 상장 당일 16개 상품의 합산 거래대금은 약 10조4000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27%를 차지했다. 일부 상품에서는 상장 초기 하루 회전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단기 매매도 활발하게 나타났다.
상품 출시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3.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 확대와 대외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만큼 이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입법조사처가 주목한 대목은 기본예탁금 상향 이후 나타난 거래대금 급감이다. 거래 규모만 놓고 보면 진입 규제의 효과가 뚜렷하지만 이를 곧바로 ‘투자자 보호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예탁금이나 최소 매매수량과 같은 규제는 투자자의 거래 참여를 줄일 수는 있지만 상품의 위험 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장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투자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거나 국내 투자수요가 해외 상장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본예탁금 상향 이후 관찰 기간이 아직 짧은 데다 같은 기간 증시 상황과 투자수요 변화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거래대금 감소를 예탁금 규제만의 효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진입 규제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동시에 교육과 위험공시 등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이는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별도의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입법조사처는 교육 과정에서 일일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 구조와 음의 복리효과에 따른 장기 성과 괴리, 손실 확대 가능성 등 핵심 위험을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과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모의거래 의무화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투자자 보호장치를 추가로 보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신규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기 전 5거래일 동안 하루 1시간 이상 모의거래를 하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여기에 매수 단계에서만 투자자를 걸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에게도 위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투자자 보호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TF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밸런싱 거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초종목과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거래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과 별개로 ETF 규모와 기초종목의 유동성 등 시장 여건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험이 확대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의 레버리지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레버리지 배율이 낮아지면 같은 규모의 ETF라도 목표로 하는 익스포저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운용사가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전후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리밸런싱 거래 규모도 감소해 기초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홍콩은 지난달 최대 레버리지 한도 내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다음 거래일의 목표 배율을 변경할 수 있는 ‘가변 레버리지’ 구조를 도입했다. 시장이 급변할 경우 일률적으로 상품의 최대 배율을 낮추는 대신 기존 한도 안에서 실제 적용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입법조사처는 “레버리지 수준이 낮아질 경우 동일한 상품 규모를 전제로 목표 익스포저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리밸런싱 규모도 감소할 수 있다”며 홍콩 사례를 국내 위험관리 체계 설계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이른바 ‘증시 긴급조치권’도 향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의 변수로 꼽혔다. 입법조사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나타난 시장 상황이 새로운 금융상품의 ‘허용’뿐 아니라 ‘사후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기본예탁금 인상처럼 투자자의 진입을 막는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교육과 위험공시, 기초자산 유동성 관리, 가변 레버리지 등 여러 수단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입법조사처는 “금융당국은 기존 조치의 효과와 시장여건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험 확대 시 적용할 수 있는 대응수단과 그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금융상품의 도입과 사후관리를 연계하는 규율체계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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