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일본, '슬램덩크 성지' 오버투어리즘에 결국 숙박세 걷는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가마쿠라시는 다음 달 2일 개회하는 정례 시의회에 숙박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숙박세는 1인당 1박에 300엔(약 2600원)으로, 시내 호텔과 료칸(일본 전통 숙박업소), 민박, 간이숙박업소 등 413곳이 적용 대상이다. 가마쿠라시는 2027년 10월부터 숙박세를 부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제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가마쿠라시는 지난 6~7월 시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시의회 의결을 거친 뒤 일본 총무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마쿠라시가 숙박세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관광객 증가로 인한 주민 불편이 자리하고 있다. 가마쿠라시에 따르면 지난해 약 1594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특히 특정 관광지에 방문객이 집중되면서 교통 혼잡과 쓰레기 투기, 무단 촬영, 사유지 침입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오프닝에 등장한 에노시마 전철(에노덴)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인근 건널목이다. 해외 팬들에게 이른바 '성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몰렸고, 도로를 점거하거나 무단 촬영을 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도 관광객 증가 요인으로 떠올랐다. 올해 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 사랑은 통역되나요?'에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일대가 등장하면서 해외 팬들의 방문이 늘었고, 촬영지 인근 주택가에서는 소음과 사유지 침입 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가마쿠라시는 숙박세로 확보한 재원을 도로 정비와 공중화장실·관광 안내시설 확충 등 관광 인프라 개선에 사용할 방침이다. 당일치기 관광객에 집중된 현재의 관광 구조에서 벗어나 숙박을 유도하고 체류 시간을 늘려 지역 소비를 활성화하는 한편,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관광'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가마쿠라시의 연간 숙박객은 약 50만 명으로 추산되며, 숙박세가 도입되면 연간 약 1억5000만 엔(약 13억 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나가와현에서는 유가와라마치가 지난 4월 숙박세를 도입했으며, 가마쿠라시가 예정대로 시행하면 현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일본에서는 도쿄도와 교토시 등을 포함해 현재 62개 지방자치단체가 숙박세를 운영하거나 도입을 확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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