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물려받아도 안 살 건데"…추석에 마주한 부모님 집의 미래
- [ECONO TAX]
상속 취득세 2.8%…무주택 1주택자는 0.8% 특례
공동상속, 지분 따라 주택 수 판단 달라져
상속주택 ‘5년 특례’…종부세·양도세도 따져야
“상속세 없어도 신고 안 하면 향후 양도세 복병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이 집은 어떻게 하지?”
추석을 맞아 부모님 집에 모인 40대 직장인 A씨 형제는 밥을 먹다 집 이야기를 꺼냈다. 첫째인 A씨는 이미 서울에 아파트 한 채가 있고 동생은 무주택이다. 둘 다 부모님 집에 들어와 살 생각은 없다.
“그럼 동생이 받는 게 낫나?”
“그냥 반씩 물려받고 나중에 팔면 되지 않을까?”
간단해 보이지만 세금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집 있는 첫째가 받느냐, 무주택 둘째가 받느냐에 따라 취득세가 달라질 수 있고 형제가 공동상속하면 지분에 따라 주택 수 판단도 달라진다. 부모가 생전에 팔지, 자녀가 상속받은 뒤 팔지도 따져봐야 한다.
누구 이름으로 받을까
이정근 세무법인 엑스퍼트 논현지점 대표 세무사는 “공동상속에서는 세목마다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을 기준으로 주택 수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며 “단독상속은 상속받는 사람이 기존에 주택을 가졌는지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주택을 상속받을 때 취득세 표준세율은 2.8%로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하면 약 3.16% 수준이다. 다만 무주택 가구가 상속받아 1가구 1주택이 되면 0.8% 특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A씨 형제라면 서울에 집이 있는 A씨는 이 특례를 받을 수 없지만 무주택인 동생은 요건을 갖추면 가능하다.
기존에 집이 있다고 상속주택에 다주택 취득세 중과세율 8~12%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은 다주택 취득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동상속은 각자 지분만큼 취득세를 낸다. 주택 수를 판단할 때는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을 우선하고, 지분이 같으면 해당 주택 거주자, 그다음 최연장자 순으로 판단한다.
이 세무사는 “1가구 1주택 취득세 특례 역시 최대지분자의 주택 보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주택은 상속개시일부터 5년 동안 다른 주택 취득 시 취득세 중과 여부를 판단하는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공동상속 소수지분자는 최대지분자가 아니라면 기간 제한 없이 주택 수에서 빠진다.
세금은 상속 뒤에도 따라온다
재산세는 공동상속이라면 지분에 따라 부담하며 주택 수에 따른 별도 중과는 없다. 1세대 1주택 특례세율을 판단할 때도 상속주택은 상속개시일부터 5년간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다만 상속등기와 소유자 신고를 하지 않으면 지분이 가장 큰 사람, 지분이 같으면 연장자 등 ‘주된 상속자’에게 세금이 고지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로 계산한다. 공동상속이라면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을 기존 보유주택과 합산한다. 현재 2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종부세 중과세율이 적용되지는 않아 핵심은 1세대 1주택 특례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상속개시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지분율이 40% 이하,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수도권 6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라면 종부세상 1세대 1주택 판정에서 주택 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 다만 주택 수에서 빠지더라도 해당 상속주택 공시가격은 과세표준에는 합산된다.
양도세에서도 공동상속주택의 소수지분은 일정 요건 아래 기존 주택을 팔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면 최대지분자는 해당 상속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이 세무사는 “공동·단독상속과 관계없이 상속개시일부터 5년 이내 상속주택을 양도하면 중과세 적용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팔 집이라면 ‘언제’가 중요
자녀 누구도 부모님 집에서 살 생각이 없다면 생전 매각과 상속 후 매각 중 무엇이 유리할까.
이 세무사는 먼저 ‘부모가 지금 팔면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지’와 ‘상속받으면 상속세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 적다면 상속 후 매각이 유리할 수 있다. 현행 상속세는 일괄공제 5억원이 있고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 상속공제도 적용될 수 있다. 이 세무사는 일괄공제 5억원과 최소 배우자공제 5억원 등을 감안해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면 상속 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받은 집을 나중에 팔 때는 상속 당시 평가액이 취득가액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이 세무사는 “상속세 부담이 없다면 감정평가 등을 통해 적정한 상속재산가액을 평가해 신고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상속세가 없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집을 팔면서 과도한 양도세를 부담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상속세 부담이 크다면 부모 생전에 집을 현금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부모가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면 생전 매각의 장점이 커진다. 현금화하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순금융재산에는 최대 2억원의 금융재산 상속공제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부모가 생전에 팔 때 양도세 비과세를 받지 못한다면 생전 매각 때 양도세와 향후 상속세, 상속 후 매각 때 양도세를 함께 비교해야 한다.
상속 직후 집을 파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 시가로 평가하며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 해당 부동산의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 등이 확인되면 이를 상속재산의 시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직후 집을 팔 경우 실제 거래가격이 상속재산 평가에 반영돼 예상보다 상속세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 세무사는 “상속일로부터 6개월 이내 부동산 거래가 발생하면 해당 거래가액이 상속재산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님 집을 어떻게 물려받을지는 ‘누가 가질까’만 정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자녀들의 기존 주택 보유 여부와 ▲공동상속 지분 ▲부모의 생전 매각 시 양도세 ▲향후 상속세와 매각 계획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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