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성·SK 호남반도체 전력망 개선된다는데 '핵심 과제 따로 있다'
- 정부·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 혁신 대책 보고
ESS 활용, 재생에너지 접속 여력 증대
호남 재생에너지 송전단 27GW, 배전단 12GW 증대 계획
'송전망 고속도로' 구축, 여전히 핵심 과제
주민 반대와 토지 보상 겹칠 경우 지연 불가피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호남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호남지역의 재생에너지의 접속 여력을 늘리면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전력망 혁신 대책’을 보고하면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100GW(기가와트)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했다. 핵심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새 송·배전망 건설 없이 재생에너지 접속 여력을 증대하는 것이다.
호남 재생에너지 송전단 27GW, 배전단 12GW 증대 계획
호남 재생에너지 계통 수용능력을 송전단에서 약 27GW, 배전단에서 약 12GW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장기 지연 사업 등의 접속권을 회수해 실제 발전 사업자의 접속 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전력망 혁신 대책과 관련해 “호남지역은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수요가 많이 대기 중이다. 기존 대기 사업자는 10월 1일부터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신규 사업자는 내년 1월부터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달 1일 호남과 충청 변전소들을 '계통관리변전소'에서 해제한다. 계통관리변전소는 수용 용량이 포화해 발전설비 출력 제어가 상시 이뤄질 수 있는 변전소로 한국전력이 지정한다. 신규 발전소는 계통관리변전소에 연결(접속)되려면 지역별로 정해진 '접속 가능 시기' 이후 상업 운전을 개시해야 한다.
현재 호남권 87개 변전소 중 46개, 충청 108개 중 105개는 수용량에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계통관리변전소에서 해제되면 바로 해당 변전소가 담당하는 지역에서 신규 발전소 접속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는 전력망 부족 지역의 신규 사업자도 계통 접속을 허용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호남은 계통이 부족해 2034년 이후에나 접속이 가능한 상황이나, 이번 대책으로 호남의 송전 용량은 약 27GW 늘어나고 배전단도 약 12GW 정도 늘어난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전력 계통은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가 있는 곳까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발전소·송전선·변전소·배전망·제어시스템을 하나의 거대한 통합 네트워크로 연계하고 관리하는 작업을 뜻한다.
정부가 도입하는 '유연접속'은 태양광 발전량이 몰리는 일부 시간대에만 출력을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전력망의 여유 용량을 활용해 더 많은 발전설비를 계통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ESS를 활용하고 전력망 용량을 선점한 뒤 실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사업자의 물량도 회수해 접속 여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호남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가 집중돼 있지만 송·배전망 부족으로 신규 발전설비의 계통 접속이 제약 받아왔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기존 전력망을 증설하지 않고도 호남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계통 수용량을 늘려 '간접적인 전력 기반 확충' 효과가 기대된다.
4기 팹 가동에 6.3GW 전력 필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팹 4기 가동을 위해 최종 약 6.3GW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신장성·신광주변전소와 반도체 산단을 연결하는 약 23㎞의 공급망을 구축해 2028년 말까지 초기 팹 가동에 필요한 3.1GW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6.3GW까지 공급 능력을 확대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지난달 체결한 전력공급 협약에서는 기업의 전력 수요 시점을 고려해 2028년 말까지 약 3GW를 우선 공급하고 추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구축해 총 6GW 이상으로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첨단 산업 사회, 특히 인공지능 사회로 가려고 하면 어쨌든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전력량 증가가 필요한 상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춘 전력망 체계 혁신을 국가적 과제로 강조했다.
호남 지역은 재생에너지 등 발전 전력량은 충분하지만 과제는 ‘송전망 고속도로’ 구축에 있다. 1단계로 준비 중인 신장성·신광주변전소에서 반도체 산단까지 연결하는 약 23㎞의 송전망 구축도 만만치 않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반도체 팹으로 연계할 송전선로 및 변전소 부재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호남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서는 현재 인프라 수준을 크게 웃도는 대규모 전력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력망 연계와 접속이 매우 중요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나 새로운 신규 전력 시설을 기존의 국가 전력망(한전 송·배전망)에 연결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뜻이고, 이는 전력망 연계와 접속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중 송전선로 구축 사업은 토지 보상과 주민 반대 등과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기본적으로 보상 및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공사가 1~2년 지연된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산단도 송전망 구축 난제
전문가들은 호남 지역의 전력 품질과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출력이 급변하는 등 변동성이 크다. 반도체 팹은 미세한 전압 강화나 주파수 흔들림에도 수백억원의 웨이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전력 품질과 안전성을 위해 대용량 ESS를 구축해 ‘유연 접속’을 확보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만 하더라도 전력망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조달 여건 개선을 요구했다. 원자력 등 무탄소전력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대수력 발전의 기업 직접 구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용인 국가산단 가동 목표를 2029년 10월로 당긴 만큼 전력망 등의 지원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지난 8월 용인에서 열린 민주당 3대 메가프로젝트 특위 현장간담회에서 용인 국가산단 조성 속도에 대해 "아직도 느리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적극적인 속도전, 돌격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무진과의 소통을 통해 호남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시는 SK하이닉스와 오는 10월 입주협약을 추진하고, 이를 계기로 전략·건설·인프라 등 투자 실행단계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는 내달 6일 평택캠퍼스 현장 방문과 최고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투자·협력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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