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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화석연료 여신 9.5조…해외 비중 77%인데 금융배출량은 '미산정'
- 해외 화석연료 신규 여신 비중 2021년 22%→2025년 77%
5년간 신규 취급 10.8조원…기업은행은 PCAF 기준 금융배출량 산출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국산업은행의 화석연료 관련 금융지원이 국내에서 해외로 빠르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화석연료 신규 여신 가운데 해외 비중은 77%까지 높아졌지만, 산업은행은 이 같은 금융이 유발하는 탄소배출량인 ‘금융배출량’은 아직 산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의 해외 화석연료 신규 여신취급액은 1조4021억원으로 전년 1조529억원보다 33.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신규 취급액은 1조2268억원에서 4122억원으로 66.4%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화석연료 신규 여신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에서 지난해 77%까지 확대됐다.
최근 5년간 흐름도 비슷하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해외 화석연료 신규 여신취급액은 8221억원 늘어 14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취급액은 1조6461억원 줄어 79.9% 감소했다.
잔액 기준으로도 해외 비중이 확대됐다. 해외 화석연료 관련 여신잔액은 2021년 말 3조2365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5810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국내 잔액은 5조298억원에서 3조8723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외를 합친 산은의 화석연료 관련 여신잔액은 지난해 말 9조4533억원으로 2021년 말 8조2663억원보다 1조1870억원 늘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로 취급한 화석연료 관련 여신은 총 10조7914억원이었다. 연료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가 5조820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석유 4조1697억원, 석탄 8013억원 순이었다.
화석연료 관련 금융 규모가 여전히 상당하지만 산은은 투자·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탄소배출량을 의미하는 ‘금융배출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자금을 공급한 기업이나 사업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금융기관의 투자·대출 비중에 해당하는 부분을 계산한 지표다. 금융회사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뿐 아니라 자금 공급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 배출량까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산은은 금융배출량 산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공표할 수 있는 수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이 실제 탄소배출량을 충분히 공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의 배출량 공시가 의무화돼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돼야 구체적인 산정·공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른 정책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은 국제 금융배출량 산정 기준인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기준을 활용해 금융배출량을 산출하고 있다.
PCAF 방식은 금융을 제공받은 기업의 실제 배출량 자료가 없는 경우에도 매출액이나 자산액 등 경제활동 정보를 토대로 배출량을 추정한 뒤 금융기관이 제공한 자금 비율에 따라 배출량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의 직접적인 배출량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일정 범위 내에서 추정치를 산출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 의원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신이 제공한 금융이 얼마나 많은 배출량과 연결되는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공시가 부족하다면 산정 가능한 범위와 추정치의 한계를 먼저 공개하고 자료의 정확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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