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납작 엎드린 음바페', 외질·NBA스타 소환 '차이나 리스크' 후폭풍
- 음바페, 영상 언급에 광고 해지·CCTV 중계 중단 결국 '사과'
NBA부터 2024유로까지 중계권·스폰서 장악 '차이나 머니' 파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 축구 선수 킬리안 음바페가 합성 영상 발언으로 현지 후원 계약을 잇달아 잃으면서,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중국 자본의 막강한 지배력과 '차이나 리스크'의 파괴력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음바페의 '중국 지도자 합성 영상' 언급을 둘러싼 중국 내 반발 기류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발단은 최근 음바페가 팟캐스트 '더 브리지(The Bridge)'에 출연해 남긴 발언이었다.
음바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팬 합성물을 소개하던 중 과거 마오쩌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며 '중국 독재자'라는 표현을 쓴 밈(meme)을 거론했다.
해당 발언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거센 공분을 샀다. 현지 축구 팬들은 "중국의 역사를 모욕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파장은 곧바로 거액의 스폰서십 해지로 이어졌다. 음바페와 개인 후원 계약을 맺고 있던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 중 하나인 멍뉴를 비롯해 둥펑음료, 전해질음료 브랜드 부수이라, 치즈 제조업체 먀오커란둬 등이 줄줄이 계약 중단을 선언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언행은 중국 사회 각계의 전방위적인 배척에 직면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경고 메시지를 냈다.
방송사의 철퇴도 이어졌다. 중국중앙TV(CCTV)는 음바페가 출연하는 상업 광고를 전면 중단한 것은 물론, 그가 출전하는 경기 중계 편성 자체를 배제했다. CCTV를 산하에 둔 차이나미디어그룹(CMG)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음바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3개 국어로 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을 인정한다"며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중국 국민과 역사를 깊이 존중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스포츠 리그와 후원 기업 전체의 재정에 치명타를 입힌 '차이나 리스크'의 전례들을 소환하고 있다.
앞서 201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소속이던 메수트 외질은 "위구르족 사회에 한족 남성들이 침투할 때 무슬림들은 침묵하고 있다"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를 공개 비판했다. 직후 중국 포털에서는 외질의 검색 결과가 없어졌고, 게임사 넷이즈는 축구 게임 '위닝일레븐' 중국 서버에서 외질의 캐릭터를 완전히 삭제했다.
중국 외교부의 '가짜 뉴스' 규탄에 이어 CCTV가 아스널 대 맨체스터 시티 빅매치 생중계를 전격 취소하자 아스널 구단은 웨이보를 통해 "외질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즉각 선을 그어야 했다.
같은 해 미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 역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중국농구협회(CBA)가 교류 중단을 선언했고, 핵심 후원사인 리닝과 상하이푸둥개발은행(SPD은행)이 협찬 및 마케팅을 전면 철회했다.
CCTV의 중계 중단까지 겹치자 모리 단장은 게시물을 삭제한 뒤 해명에 나섰고, 틸먼 페르티타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모리 단장의 발언은 구단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2021년 NBA 보스턴 셀틱스의 에네스 칸터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낸 직후 웨이보 검색 결과가 차단되고, 팀 경기 생중계가 막히는 등 중국 시장의 '보복성 퇴출' 공식은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글로벌 스포츠 산업이 이처럼 중국의 입김 앞에 무력해지는 배경에는 거부하기 힘든 '캐시카우'로서의 자본 종속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빅테크 텐센트는 2015년(7억달러)에 이어 2020년 15억달러 규모의 독점 디지털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해당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하며 단일 국가 기준 NBA 최대 해외 미디어 판권 지위를 지키고 있다.
유럽 축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의 경우 최상위 공식 글로벌 스폰서 13곳 중 비야디, 하이센스, 비보, 알리익스프레스, 알리페이 등 5개사가 중국 기업으로 채워지며 약 3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센스가 독점 비디오판독(VAR) 디스플레이 기술을 제공하고 알리페이가 대회 결제 인프라 파트너십을 장악하는 등 실질적인 안방 스폰서 역할을 도맡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또한 본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완다 그룹이 최상위 파트너에서 물러났으나, 빅테크 기업 레노버가 신규 기술 파트너로 합류하고 하이센스와 멍뉴가 재계약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최상위 스폰서십 총액의 20~25% 수준을 여전히 중국 자본이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막대한 해외 중계권료와 중화권 아시아 투어 머천다이징 매출이 구단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지표를 좌우하는 구조다. 이에 중국의 불매 압박은 곧바로 리그와 구단의 유동성 위기로 직결된다. 글로벌 스포츠 스타와 빅클럽들이 중국 시장의 검열과 압박 앞에서 자존심을 굽히고 사과를 택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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