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내 정보는 공공재?”…티빙 해킹 사태에도 이용자 오히려 급증
- 6월 첫째 주 유출 공지 직후 이용자 20만명 증가
스포츠 중계 락인 효과…보안 피로감 만연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해킹 정황을 인지하고 공지한 직후인 6월 첫째 주(6월 1일~7일) 티빙 모바일 앱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570만6203명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주와 비교했을 때 약 20만명가량 증가한 수치다.
유출 여파가 이어진 6월 둘째 주(6월 8일~14일) 역시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 기간 WAU는 625만7113명으로 직전 주보다 약 55만명 증가했다. 대형 보안 사고가 터졌음에도 주간 이용자 지표는 큰 폭의 감소 없이 견고한 성장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연초와 비교해서는 50% 가량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올해 1월 첫째 주 티빙의 WAU는 약 38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안착하면서 6월 첫째 주 기준 50.2%가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콘텐츠 락인’(lock-in) 효과가 꼽힌다. 티빙은 2024년부터 KBO 리그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의 프로야구 열풍과 맞물려 야구 팬들에게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이나 태블릿으로 야구를 보기 위해서는 티빙이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실시간 시청 가치가 높고 대체 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용자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더라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 시청을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예능은 시간이 지나 다른 플랫폼이나 채널을 통해 접할 가능성이 있지만 스포츠 생중계는 해당 순간을 놓치면 소비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며 “특히 충성도 높은 스포츠 팬층은 서비스 불만이 있더라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구독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OTT 산업 특성상 이용자들은 플랫폼 자체보다 ‘무엇을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선택한다. 콘텐츠 경쟁력이 충분하다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생겨도 즉각적인 해지보다 이용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안 피로감’(Security Fatigue)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내 정보는 이미 공공재가 되어 중국에 다 가 있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유출 사고가 터져도 대중의 충격 역치가 예전만큼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SK텔레콤, KT, 쿠팡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티빙을 비롯해 언더아머, BGF네트웍스(CU 편의점 택배), 듀오 등에서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여기에 OTT 특유의 ‘관성 소비’도 한몫했다. 월 단위 자동 결제 방식의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곧바로 해지하기보다 일정 기간 상황을 지켜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이용자 증가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타격을 완전히 지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나타난 이용자 지표는 사고 이전부터 이어진 성장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티빙은 KBO 중계 효과와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올해 들어 꾸준히 이용자 기반을 확대해왔다.
앞서 티빙은 지난 3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아이디·이름·생년월일·성별·전화번호·이메일·CI(연계정보)·DI(중복가입확인정보)·비밀번호·환불 계좌번호·서비스 등이다. 유출 규모는 1953만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 간 티빙의 보안 투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공시에 따르면 티빙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3년 21억9667만원에서 2024년 18억3940만원, 지난해 17억6510만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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