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흑자 안착한 인뱅 3사…성장 공식은 결국 ‘이자 장사’
- [인뱅 10주년 성적표]③
3사 모두 흑자 궤도 안착…수익 구조는 여전히 ‘이자 의존’
주담대 중심 성장에 비이자수익 확대는 여전히 숙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나란히 흑자 궤도에 안착했지만 수익 구조는 점점 기존 시중은행을 닮아가고 있다. 빠른 고객 확보와 여신 확대를 기반으로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수익은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 중심의 이자이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 10년의 경쟁력은 비이자수익 기반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흑자 시대 열었지만…수익 구조는 '이자 편중'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803억원, 케이뱅크는 1126억원, 토스뱅크는 9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사 모두 안정적인 흑자 궤도에 올라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출범 초기만 해도 인터넷은행은 적자 구조가 불가피했다.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곳은 카카오뱅크다. 출범 4년 차인 2020년 113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2021년 2041억원 ▲2022년 2631억원 ▲2023년 3549억원 ▲2024년 4401억원 ▲2025년 4803억원으로 매년 이익 규모를 키워왔다.
케이뱅크는 순이익 성장 과정에서 다소 부침을 겪었다. 케이뱅크는 출범 5년 차인 2021년 225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2년 836억원까지 늘었지만, 2023년 128억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1281억원으로 반등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4년 차인 2024년 처음 457억원의 연간 흑자를 낸 뒤 지난해 968억원으로 흑자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웠다.
주담대 키우며 몸집 불렸지만 한계도
빠른 고객 확보와 여신 확대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제 확실한 ‘돈 버는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이자이익에 집중되면서 성장 이후의 과제도 뚜렷해졌다. 문제는 여신 구조다. 고객 기반은 빠르게 커졌지만, 돈을 버는 방식은 기존 은행권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가계대출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기업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이자수익 확대가 곧바로 제약받는 구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총여신 가운데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카카오뱅크 92.9% ▲토스뱅크 90.9% ▲케이뱅크 85.4% 등으로 평균 90%에 이른다.
특히 여신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주택 관련 대출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26조1000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54.7%를 차지했다. 2022년 주택담보대출 출시 이후 빠르게 규모를 키운 결과다.
케이뱅크 역시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이 8조8570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47.2%에 달했다. 초기 신용대출 중심이었던 케이뱅크는 2020년 금융권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선보인 뒤 전세대출까지 확대하며 여신 기반을 넓혀왔다.
반면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 상품군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다만 연내 주담대 출시를 예고한 만큼, 향후 여신 구조 역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과 비슷한 흐름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는 은행의 여신 규모를 키우고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이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결국 이자이익 중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이자수익 확대가 다음 10년 승부처
인터넷전문은행의 다음 과제는 비이자수익 확대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신탁·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사업 구조는 단순한 편이다.
비이자수익 경쟁에서도 카카오뱅크가 한발 앞선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비이자수익 비중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19.4%로 가장 높았고 토스뱅크(13.9%), 케이뱅크(4.9%)가 뒤를 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곳 또한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마스터캐피탈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히며 비은행 여신 시장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마스터캐피탈은 리스 금융과 기업금융(IB) 등을 영위하는 여신전문금융사다.
인수가 성사되면 카카오뱅크는 기존 비대면 금융 역량과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가계대출 중심 구조를 완화하고 비이자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 울타리를 넘어 수익 모델을 확장하는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또한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 본인가를 취득하며 자산관리(WM) 사업 강화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체크카드와 제휴 신용카드 발급 수수료, 연계대출 및 광고플랫폼 수익 확대를 통해 비이자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케이뱅크는 플랫폼 제휴를 중심으로 비이자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와 함께 ‘무신사머니 케이뱅크 통장 및 체크카드’를 출시해 수수료수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는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인 ‘Npay biz 케뱅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에는 생활 서비스, 여행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제휴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수익성과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순이익 규모는 물론 비이자수익 비중도 가장 높고, 캐피탈 인수를 통한 비은행 사업 확장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토스뱅크는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흑자 전환과 성장성을 입증했지만 수익 다변화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케이뱅크는 안정적인 흑자 기반을 확보했으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10년간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다음 10년은 비이자수익 기반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10년간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금융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하는 ‘메기 효과’를 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당초 기대했던 차별화된 사업 모델보다는 점차 시중은행과 유사한 영업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대마진 중심의 대출 영업에서 벗어나 외환·환전·신탁 등 비이자수익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며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인터넷전문은행일수록 위험가중자산 부담을 줄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수료 기반 사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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