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서학개미 열풍'이 불러온 부메랑…美, 한국 '환율 관찰국' 재지정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점은 한국의 거시경제적 호황과 원화 가치의 기묘한 불일치다. 미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4년 GDP 대비 5.3%에서 2025년 6.6%로 확대됐다"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를 진단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원화는 지속적인 절하 압력을 받았다"고 짚었다. 수출로 외화가 대거 유입됐음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진 원인으로는 국내 자본의 이례적인 해외 투자가 지목됐다.
특히 보고서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보유 증가액이 연중 410억 달러로 전년(80억 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며 대부분 환헤지가 안 돼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학개미 열풍'으로 불리는 가계와 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주식투자도 2024년 340억 달러에서 2025년 730억 달러로 폭증한 점에 주목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300억 달러 넘게 미국 주식을 매입하면서 자금 유출이 4분기에 집중됐고, 한국은행은 이를 '독특한 현상'이라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구윤철 부총리와 만나 원화 가치 하락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한국 당국 역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 2025년 한 해 동안 GDP의 1.5% 수준인 28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순매도를 감행하며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가운데 225억 달러가 환율이 급등했던 4분기에 집중 투입됐다.
한편 재무부는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았으나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향후 개입 증거가 드러날 시 지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 재정경제부는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대미 무역 기준 충족으로 관찰국 지위가 연장된 만큼, 향후 해외 투자 열풍에 따른 자본 유출 속도를 조절하고 환율 안정성을 지켜내는 것이 정책 당국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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