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성·SK하닉 불 지핀 '성과급 협상'...'영업이익 30% 요구'가 기본값?
- 주요 기업들 임단협 난항, 파업 사태 봇물
포스코,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80% 요구안 제시
HD현대중공업, 영업이익 30% 요구하며 11일부터 파업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사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파업으로 치닫는 기업들도 다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지핀 ‘성과급 불씨’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포스코는 임단협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서 9일부터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다. 58년 만에 처음 맞이하는 파업 사태다. 9일 오전 7시부터 48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했고, 노조 측은 파업 참여 인원을 포항제철소 40여명, 광양제철소 80여명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수정안이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총 120시간 연속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1차 파업의 48시간 대비 기간과 대상 인원을 대폭 확대할 것이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 기준으로 80%에 달하는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어 사측은 난감한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기본급 7.1% 인상,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지급, 명절상여금 200% 등이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소요 비용이 1조4000억원 규모고, 직원 1인당 평균 2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노조의 요구 비용은 지난해 포스코 연간 영업이익 1조7800억원의 약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800억원의 약 3배 규모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진행된 교섭에서도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노조의 제시안은 중노위의 조정 중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사측은 기본급 2.0%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근속기념축하금 인상범위 확대 등을 제시했다. 당초 제시안은 ‘올해 목표 영업이익 달성 시’ 기본급 1.2% 인상 및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에서 일부 상향됐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 이후 사측과 교섭에서도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측에 전향적인 수정안을 요구하면서도 자신들의 요구안은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노조 측의 고자세는 제21대 포스코 노조 임원선거와 맞물리면서 의문을 낳고 있다. 오는 15일 선거관련 예비공고 공고가 시행되고, 18일부터 노조위원장 등 임원 후보자 등록 접수가 진행된다. 김성호 현 노조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3연임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현 노조 집행부가 차기 노조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의 결집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 하에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스코의 2025년 노사의 임단협 합의안과 비교하면 올해 노조의 제시안은 철강 업황의 악화로 영업이익 감소(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3% 급감) 등을 고려했을 때 다소 무리한 요구안으로 보인다. 지난해 합의안은 ▲기본임금 11만원 인상 ▲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원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원 ▲지역사랑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반해 2026년 노조의 요구안은 전년 합의안 대비 2배 이상 상승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 1위 HD현대중공업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11일부터 모든 조합원이 부분 파업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11일과 14∼15일에 모든 조합원 4시간 파업, 16∼18일 모든 조합원 7시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교섭 난항으로 지난 2일부터 대의원·집행부나 현업 부서별 파업을 수시로 벌여왔으나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파업 참여 조합원이 많거나 물류 이동이 막히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는 올해 6월 2일 상견례 이후 19차례 교섭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노조는 조선업 호황기를 반영한 기본급 등 고정급 인상을 비롯해 현재 800%인 상여금을 900%로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로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8일 기본급 10만5000원(호봉승급분 4만7000원 포함), 격려금 1000만원+200%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며 거부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는 조선업 호황 등을 고려해 고정급 인상 등 예전보다 많은 성과금을 희망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장기적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고정급을 높이는 것보다는 업황 사이클을 고려해 일시적인 상여금 등을 높이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임단협에 난항을 겪었다.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해 타격이 컸다. 오전·오후 근무조가 각각 파업에 들어가면서 실제 생산라인은 120시간 멈췄다. 자동차 업계가 추산한 생매출 차질액이 2조300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 노조 역시 1차 제시안이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금 공유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초호황으로 불 지핀 억대 성과급이 다른 기업들의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임단협 협상이 길어지고 파업을 맞는 등 ‘쓸쓸한 가을’이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예전과 비교해 상향된 성과급을 제시해도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은 특수한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잣대를 다른 업종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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