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매년 성과급 줬는데..." 올해는 힘들다면? [사장님의 인사노트]
- 5년 연속 지급했어도 무조건 지급 의무 생기는 건 아냐
지급 기준·관행 따져보고 감액·미지급 조건 명확히 해야
사람이 곧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다. 채용부터 평가·보상, 조직문화와 노사관계까지 ‘사람 문제’는 이제 경영의 핵심 의제가 됐다. ‘사장님의 인사노트’는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맞닥뜨리는 인사·노무 이슈를 짚고, 경영자가 놓치기 쉬운 쟁점과 대응법을 노무 전문가의 시각으로 풀어본다.[편집자주]
[이소영 노무법인 씨앤비에이치알 대표/공인노무사] ISSUE CHECK | 매년 준 성과급, 올해는 안 준다면?
A 회사는 실적이 좋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실적이 나빠진데다 투자 부담도 커져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려 한다. 이때 직원들이 “매년 받았던 돈인데 왜 올해는 안 주느냐”고 반발한다면 회사는 지급을 중단할 수 있을까.
성과급을 둘러싼 기업의 가장 흔한 오해는 ‘보너스니까 회사가 주고 싶을 때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직원은 ‘몇 년 동안 계속 받았으니 올해도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느 쪽도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몇 년 동안 지급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과 약속에 따라 지급해왔느냐다.
중견 제조기업 B사는 최근 5년간 매년 연말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액수는 실적에 따라 달랐지만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경영진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직원들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받았으니 사실상 연봉의 일부 아니냐”고 반발했다. 회사는 고정급여가 아니라 매년 경영상황에 따라 대표이사가 지급 규모를 결정했다고 맞섰다.
취업규칙에는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만 적혀 있다. 문제는 지난 5년간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지급액을 결정했는지 명확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WHAT'S THE POINT | ‘몇 년 줬느냐’보다 중요한 것
몇년동안 계속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해서 반드시 올해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해서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급이 곧바로 매년 지급해야 하는 임금이 되거나 회사에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회사가 성과급을 어떻게 운영해왔느냐다.
회사가 매년 경영실적과 경영상황을 고려해 지급 여부와 금액을 별도로 결정해왔다면 특정 연도에는 지급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
반대로 취업규칙·근로계약·단체협약 등에 지급 조건이나 금액, 산식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성과급을 지급해 온 관행이 형성돼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결국 ‘성과급’이나 ‘보너스’라는 이름보다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도록 운영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미 성과급이 사실상 근로조건으로 굳어져 있다면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폐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나 단체협약 변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CEO가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올해 성과급을 얼마 줄까”가 아니다. “우리 회사는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구조인가.” 이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WHAT'S THE SOLUTION | 성과급 없애기 전에 CEO가 할 5가지
① 지난 3~5년 지급내역부터 펼쳐라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했는지 정리해야 한다. 매년 같은 시기에 지급했는지, 지급하지 않은 해가 있었는지, 금액은 어떤 기준으로 달라졌는지 확인한다.
② 근로계약서보다 넓게 찾아라
근로계약서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은 물론 과거 노사합의, 사내 공지, 직원들에게 안내했던 성과급 기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③ ‘매년 줬다’보다 ‘누가 결정했나’를 보라
지급 횟수 자체보다 회사가 매년 실적을 보고 지급 여부와 금액을 새롭게 결정했는지, 아니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지급하는 구조였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④ 개인성과급과 경영성과급을 구분하라
성과급이라고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개인의 평가와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것인지, 회사 전체의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⑤ ‘안 줄 수 있는 조건’도 만들어라
지급 기준만 정해서는 부족하다. 실적 악화 등으로 성과급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조건 역시 명확하게 설계해야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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