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률 1위 뺏긴 K-반도체, 중·미 협공에 '샌드위치' 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의 '초격차'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범용 D램 공세와 미국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가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가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로 내몰리고 있다.
수익성 지표에서부터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업계 영업이익률 1, 2위는 한국 기업이 아닌 중국 창신메모리(CXMT, 82%)와 미국 마이크론(80.4%)이 차지했다. SK하이닉스(76.3%)와 삼성전자 DS부문(70%)은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도 상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사이,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급등한 범용 D램 시장의 수혜를 CXMT가 고스란히 누린 영향이다.
시장 점유율 구조도 가파르게 변하고 있다. 2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39.4%)와 SK하이닉스(24.9%)는 1, 2위를 유지했지만, 합산 점유율은 1분기 67.3%에서 64.3%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3위 마이크론은 점유율을 23.3%까지 끌어올려 2위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단 1.6%포인트로 좁혔다. 4위 CXMT 역시 점유율을 9.5%까지 늘리며 기존 메모리 '3강' 체제를 '4강' 구조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의 HBM 주도권 쟁탈전 역시 거세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50%)와 삼성전자(33%)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마이크론(18%)은 연말까지 HBM 생산능력을 월 10만 장 수준으로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 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200억 달러에서 270억 달러(약 37조 원)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미·중 정부의 전폭적인 반도체 육성 정책이 이어질 경우, 양국 기업의 위협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독주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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