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A, 에너지 안보 해법으로 수소 주목
수소 전략국 5년 새 23→66개국 늘어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중동 전쟁으로 드러난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짚으며 수소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독일, 일본 등에서는 수소가 기존 에너지 수입을 일부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IEA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에서 중동 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짚으며 수소의 역할을 조명했다. IEA는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수소 기업 협의체인 수소위원회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수소위원회는 이달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컴퍼스 2026’에서 수소가 탈탄소 수단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회복탄력성,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는 매장 지역이 특정 국가와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수소는 각국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 전력을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도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IEA는 에너지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특정 국가 수입 비중이 25%를 넘는 한국·독일·일본을 주목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가 에너지 수입 일부를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24년 기준 93.7%에 달한다. 30년 넘게 90%대의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미 해외는 수소 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수소 전략을 보유한 국가는 2021년 23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수소전기차 보급에 집중했던 기존 정책에 이어 수소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5개 도시군에 4년간 최대 80억위안(약 1조6000억원)을 지원하는 2차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일본은 3조엔(약 25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 간 가격 차이를 최장 15년간 보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재생수소 생산자에게 최장 10년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5억유로 규모의 4차 경매 초안도 발표했다.
청정수소 관련 누적 확정 투자액은 1300억달러(약 175조원)를 넘어섰다.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한 프로젝트도 570개 이상으로 늘었고, 가동 중인 청정수소 생산능력은 연간 약 170만톤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정작 국내에서는 수소 관련 지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달 초 공개한 2027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내역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23% 줄었다. 수소충전소 보조금도 189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37% 감소했다.
세제 혜택도 축소될 예정이다. 승용 수소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 2028년 말 종료된다. 취득세 감면은 내년 말 일몰을 앞두고 있으며, 수소전기버스 부가가치세 면세도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수소발전 입찰 물량도 줄었다. 일반수소발전 개설 물량은 1300GWh에서 930GWh로 감소했고 청정수소발전은 500GWh로 정해졌다. 기존에는 수년치 입찰 물량을 사전에 공개했지만 올해는 2026년 물량만 확정하고 2027년 물량은 내년에 결정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향후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주요국이 수소 산업 지원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연료전지와 수전해 등 수소 핵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수소 리더십 위상은 물론 수소 산업 생태계마저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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