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익 7000만원이라더니”…여의도 앙사나 ‘분양 사기’ vs ‘정상 계약’ 논란
- ['생숙' 또 분양 논란]①
수분양자 “숙박 앱 금지·대출 차질”…계약 취소·분양대금 반환 요구
시행사 “운영 지침은 계약대로…수익·대출 보장한 적 없어”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들어서는 최고급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이 분양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옛 NH투자증권 사옥 부지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이 레지던스는 글로벌 호텔 그룹 반얀트리의 ‘앙사나’ 브랜드를 내세워 초호화 랜드마크로 주목받았다.
수분양자들은 호텔식 위탁운영으로 연간 7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보장하고, 제1금융권에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믿고 계약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준공을 앞두고 투숙객 유치는 개인이 책임져야 하고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OTA)도 이용할 수 없다는 지침을 받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약속받았다는 규모의 대출도 어려워져 추가 자금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인 마스턴제51호여의도피에프브이(PFV)에 계약 취소와 분양대금 반환을 요구하며 단체 대응에 나섰다. 시행사 측은 운영 지침이 계약 내용과 일치하며 수익이나 대출을 보장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숙박 앱도 못 쓰는데”…운영 방식·대출 조건에 반발
수분양자들은 분양 상담 당시 '호텔형 수익 부동산'으로 안내받았다고 주장한다. 위탁운영사가 투숙객 유치부터 객실 운영, 수익 정산까지 대행하여 숙박업 경험이 없는 일반인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분양 당시 받았다는 예상견적표에는 분양가 30억1900만원(전용 25평형 기준) 중 대출 80%를 활용해 실투자금 5억7600만원을 넣으면 연간 7138만원의 순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준공 직전 전달받은 운영 가이드라인은 달랐다. 운영사는 키 보관과 시설 관리 등 최소한의 업무만 맡고, 영업 책임은 전적으로 수분양자 개인에게 넘겼다. 수분양자가 직접 부동산을 통해 투숙객을 유치해야 하는 구조다.
에어비앤비·아고다 등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OTA) 이용을 전면 금지한 조치도 논란이다.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 여의도에 호텔이 부족하다는 설명과 함께 OTA를 통한 영업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실제 한 수분양자가 분양 관계자와의 카카오톡 대화에도 OTA에 내한 언급이 담겨 있었다.
수분양자 A씨는 “여의도에 호텔이 부족해서 경쟁력 있다는 말만 믿고 분양받았는데, 숙박 앱도 못 쓰면 투숙객을 무슨 수로 구하느냐”며 “부동산 통하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작년 7월 계약할 때만해도 1금융권에서 80% 대출이 나올거라며 계약서 사인을 유도했는데, 지금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개인 신용도에 따라 30~50%까지만 가능해서 실투자금이 17억원이 됐다. 호텔식 영업도 불가해서 연간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수분양자 B씨는 “시행사가 대출 이자를 납부했다는데 나중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무섭다”며 “위탁계약서도 살펴보니 경력도 없는 회사에 맡겨놓고 가구, 관리비 등 구체적 언급 없이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백지수표 같은 이야기만 있다”고 분노했다.
한 수분양자는 시행사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나, 용인시에 있는 PFV의 서류상 사무실로 보낸 우편물이 폐문부재로 반송됐다고 밝혔다.
시행사 “사후 변경·과장 약속 없었다”
PFV 측은 준공을 앞두고 안내한 운영 가이드라인이 사후에 변경된 것이 아니라 분양 당시 체결한 계약서의 원칙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상견적표와 객실 영업 대행 안내에 대해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PFV는 분양 당시 ‘예상견적표 및 설명’ 자료를 배포한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안내한 운영 가이드라인은 분양 당시 수분양자(위탁자)와 수탁자 간에 직접 체결한 ‘위수탁계약서’에 명시된 내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제2조 제2항에 따르면 투숙객 유치에 관한 영업활동은 위탁자인 수분양자의 책임으로 규정돼 있고, 제4조 제4항에는 수탁자가 최소 30일 이상 연속 투숙하는 고객에 한해 숙박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당시 시행사 최고경영진이 단기 숙박 운영과 투숙객 모집을 약속했다는 분양 담당자의 발언도 부인했다. 아고다·야놀자 등 OTA 이용 금지 역시 위수탁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1금융권 대출 가능 여부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마스턴 측은 “1금융권 80% 대출을 약속하거나 보장한 바 없으며, 공급계약상 지정된 기일 내에 잔금을 납부할 의무와 책임은 수분양자 본인에게 있다”면서 “수분양자분들의 잔금 조달을 돕고자 금융기관과의 협의를 지속해 왔으며, 잔금대출 취급 의향 기관을 적극적으로 발굴·연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행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분양자 다수의 진술이 일치하면서 분양 당시 고지 내용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단체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시행사가 대출이나 수익을 확정해서 얘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 생숙은 더욱 이런 논란거리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며 “예상견적서는 말 그대로 예상이고 분양 상담사가 임의로 만들어 영업에 활용했을 수는 있어도, 위수탁계약서에 별첨으로 배포됐다면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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