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신현송 한은 총재 “동결은 8월 호미질의 결실”…기준금리 연 3.0% 유지
-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로 연 3.0% 유지
성장·물가 상방 위험에도 두 차례 인상 효과 점검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8월 호미질의 결실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로 유지했다. 동결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8월 선제 인상으로 정책 여력 확보”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등 네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뒤 올해 5월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이후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 반등과 중동 사태에 따른 물가 불안을 반영해 7월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했고, 8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섰다.
신 총재는 8월 금리 인상 당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동결은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확보한 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그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 총재는 “앞서 7월과 8월 연속으로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해 정책 여력을 확보했다”며 “시장 상황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제 여건에 맞게 정책을 펼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있었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며 “선제적 정책 대응으로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취약성지수 상승 속도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을 고려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되, 두 차례 연속 인상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한 차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 총재는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는 3% 내외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과 두 차례 선제적 인상의 파급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장·물가 상방 위험 확대…“긴축 기조 유지”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득 여건 개선에 따라 소비 회복세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각각 3.3%, 2.9%를 상당 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흐름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배경이다. 9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9%, 2.8%로 2%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반인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후반에 머물렀다.
한은은 누적된 비용 압력이 물가에 전이되고 수요 측 압력도 확대되면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인 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와 환율, 내수 회복 속도, 임금 상승세 확산 등이 향후 물가 경로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신 총재는 “8월 전망시보다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10월 물가 동향 등 추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며 “선제적 금리 인상의 영향이 금융시장을 통해 원활히 파급되고 있는 만큼, 이것이 성장·물가 흐름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등을 둘러싼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전개 양상과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신 총재는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8월보다 강한 측면이 있어 긴축적 정책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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