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AI 악용 방지 vs 국민 입틀막법" 정보통신망법 개정, 쟁점은
6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개정법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인지하고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유통한 정보 게재자의 법적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법원 확정판결로 불법성이 인정된 정보를 2회 이상 반복 유통하고, 직전 3개월간 3건 이상의 게시물로 광고·후원 수익을 올린 '수익형 게재자'에게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이 떨어진다.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피해액의 최대 5배를 물어내야 하는 가중 손해배상제도 도입된다. 가중 배상 대상은 수익형 게재자 중 구독자 10만 명 이상 또는 월평균 조회수 10만 회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경우로 한정된다.
동시에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인스타그램, 엑스(X), 디시인사이드 등 일일 평균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의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절차와 운영정책 마련이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 등이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자율적 조치 기준을 담은 공동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허위조작정보로 판단된 게시물은 삭제·차단 및 노출·수익화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다만 카카오톡 등 사적 대화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정당한 의견 표명이나 풍자·패러디, 학술적 논쟁 역시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문제는 허위와 의견, 정당한 비판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의혹 제기나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적 게시물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들이 법적 리스크나 정부의 감시·감독을 의려해 선제적으로 과잉 삭제하거나 노출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정 기업이나 단체가 비판 여론을 묵살하기 위해 조직적인 표적 신고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도 다분하다.
정치권의 공방은 벼랑 끝 대치 국면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정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해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소위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장 대표는 "정부가 아무렇게나 가짜뉴스 딱지만 붙이면 과징금이 최대 10억 원"이라며 "결국 모든 국민의 입을 틀어막아 온라인에서 이재명 정부를 반대하는 댓글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고 독재를 완성하겠다는 의도"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정부와 여당(민주당) 측은 이번 제도가 표현 자체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허위 정보의 반복적인 '수익화'와 무분별한 유통으로 인한 가혹한 사회적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라는 입장이다.
단순한 의견이나 상당한 근거가 있는 공익 보도는 규제에서 제외된다는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자율 판단'에 숨은 고무줄 기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상 첫 가짜뉴스 과징금 제도가 저질 허위 콘텐츠 시장을 정화하는 족쇄가 될지, 아니면 넷심을 통제하는 전방위적 검열 칼날이 될지 온 국민의 이목이 7일 첫 가동되는 전산망과 플랫폼 정책 화면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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