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집은 투기 아닌 공공재”…이성훈號 LH 출범, 공급 속도전 본격화
- 8개월 공백 끝 새 수장 취임…공급 속도전 본격화
공공주택 확대·LH 개혁 동시 추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8개월간 공석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장에 이성훈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이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집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공공재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공공주택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LH는 6일 경남 진주 본사에서 제7대 이성훈 사장 취임식을 열었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공급 확대’ 보다 ‘공급 속도’에 방점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기다리는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마련하는 것이 LH가 완수해야 할 사명”이라며 “주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공공성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높여 국민이 신뢰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약 8개월간 이어진 경영 공백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LH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면서 주요 정책 추진과 조직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부가 한 차례 내부 출신 후보를 검토했다가 인선을 보류하는 등 후임 선임이 지연되면서 조직 안팎에서는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 사장은 1996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도시광역교통과장 ▲물류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재직하며 국토교통 정책 전반을 총괄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시절에는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함께 근무한 경험도 있다. 정부 정책 기조를 가장 잘 이해하는 관료 출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사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과제는 ‘공급 확대’보다 ‘공급 속도’였다.
그는 “지금은 국민이 집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 하루라도 줄이는 것이 LH의 중요한 책무”라며 인허가와 토지보상, 택지 조성, 착공 등 사업 전 과정을 혁신해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심복합사업과 공공정비사업, 유휴부지 개발을 확대하고 신축 및 기존 주택 매입임대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보다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해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 직접 시행과 매입임대 확대 역시 앞으로 LH가 실질적인 집행을 맡게 될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지연됐던 3기 신도시와 공공주택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수도권 핵심 공공택지 개발과 도심 공급 확대 사업 역시 신임 사장의 리더십 아래 추진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공임대 품질 높이고 조직개편도 속도
이 사장은 공공임대주택의 역할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이 국민이 먼저 찾는 집이자 서민과 중산층의 당당한 주거 선택지가 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역세권 등 우수한 입지에 공공임대를 우선 공급하고 중형 평형을 확대하는 한편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임대를 단순한 취약계층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품질과 입지를 개선해 실질적인 주거 대안으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LH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사업과 연계해 산업단지를 신속하게 조성하고 주거와 교육, 문화 인프라를 갖춘 배후도시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취임을 계기로 LH 조직 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LH 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 등 개발 기능과 공공임대 운영 및 자산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조직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공공주택 공급의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조직 재편 과정에서 기능 조정과 인력 재배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가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된 가운데, 이성훈호 LH가 공급 속도와 품질 개선, 조직 혁신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공공주택 공급 성과가 향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LH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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