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거꾸로 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무배당에 유증까지...주주들 '부글부글'
- 28일 3조 유상증자 결정에 소액주주 불만 속출
주가 6%대 급락하며 140만원대로 내려 앉아
"주주 돈만 가져간다" 성토, 유증 철회 민원까지 등장
3조원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의 무배당 기조로 가뜩이나 불만이 가득한데 유상증자까지 겹쳐 당국의 기조와는 달리 '거꾸로 가는' 주주가치 제고 방향에 대한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타법인증권취득자금 등 약 3조원을 조달하고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132만2000원에 신주 보통주 227만주가 발행된다. 전체 조달 자금 규모는 3조9억원이며 증자 비율은 4.904%다.
이 같은 유상증자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날 6%대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장중 7% 이상 떨어지다 6.78% 하락한 148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회사의 유증 결정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주가 급락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유증 철회 민원을 신청했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상법 개정해서 주주가치 보호해준다면서요? 훼손했으면 보상해야죠. 금감원에 유증 철회 민원 넣었다”며 유증 결정을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유증 해서 회사 운영하고, 자기 돈은 안 쓰고...배당도 안 해, 주가도 폭락해”라며 유증 철회를 요구했다.
배당 정책에 대한 불만도 가득했다. 이익을 주주들과 나눠야 하는데 이익을 돌려주지 않는 현 정책을 비꼬았다.
“돈 벌어도 배당도 안 주는 회사가 주주 돈만 가져간다”, “개미주머니 털어서 회사 사업 확장하고 주주가 봉이냐?”라는 식의 글들이 가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제로 창사 이래 무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올해 초에도 생산시설 확충 등의 이유로 향후 3년간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며 이후에 주주환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2·3 바이오캠퍼스 건설과 글로벌 생산시설 확대 등에 향후 10년간 14조5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창사 이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익을 못 내는 회사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이익잉여금만 7조770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6조8710억원 대비 약 9000억원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부터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고,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2조692억원)을 넘기는 등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충분함에도 무배당 유지에 유상증자까지 결정하자 주주들의 분노가 폭발한 셈이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지속적 성과 창출과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의 '3대축 확장' 전략 실현을 위한 자본 조달"이라고 밝혔다.
조달 자금 중 2조7062억원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사용되고, 나머지 2948억원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당뇨 치료제 생산을 위해 스위스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금액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인 14억6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5000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산업의 경쟁이 심화하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성장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재무적 유연성을 보강하고자 한다. 이번 유상증자의 증자 비율은 5% 수준으로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오는 9월 3일 유상증자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상세한 내용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74.3%에 달해 실질적으로 소액주주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기조로 인해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고심하는 흐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유상증자 규모가 생각보다 큰 데다 배당이 없기 때문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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