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북미 갈등' 틈새 파고든 K-원전… 美 안방 뚫었다
11일 공개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를 보면, 한국은 2천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전략투자기금 가운데 1천200억 달러를 활용해 미국 현지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기로 약조했다. 이 가운데 2기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채워지며, 6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 수혜는 한국형 원전의 발목을 잡아온 지식재산권 분쟁의 결타에 있다. 양국은 지난해 초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이 웨스팅하우스와 맺었던 타협협정(SA)을 재조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웨스팅하우스는 협정 손질에 강력히 저항했으나, 미국 내 원자로 신설을 조속히 추진하려면 한국의 탁월한 시공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본 미국 당국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활로가 열렸다.
아울러 한국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할 권리도 챙겼다. 추후 웨스팅하우스가 증권시장에 상장될 때 공모 가격보다 10% 저렴하게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우대 특혜다.
미국이 지식재산권 갈등을 무릅쓰고 한국에 파격적 혜택을 제공한 이면에는 '캐나다계 자본 털어내기'라는 셈법이 작용했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지분 전체는 캐나다 사모펀드 브룩필드(51%)와 우라늄 기업 카메코(49%)가 나누어 갖고 있다. 트럼프 출범 이후 통상 마찰로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대미 보복 관세를 주도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브룩필드 최고위 임원 출신이라는 점이 미국 정부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국 정부는 차후 상장 과정에서 단 1주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확보해 경영권 견제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분을 100% 소유한 캐나다 자본의 독주를 막고 자국 원전 산업의 안정성을 지키겠다는 의도다.
결국 미국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공력이 검증된 한국을 우군으로 삼았고, 특정 국가로 쏠린 지분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한국의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북미 교역 마찰로 생긴 균열을 놓치지 않고 침투한 한국의 전략이 원전 종주국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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