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이해욱의 ‘에너지 승부수’...DL그룹, 원전·SMR 밸류체인 키운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DL그룹이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발전사업 개발과 투자부터 설계·조달·시공(EPC), 운영까지 그룹 내 계열사를 활용한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DL그룹 에너지 사업의 한 축은 DL에너지다. DL에너지는 발전사업 개발과 금융 조달, 운영을 담당하고 DL이앤씨는 발전소와 플랜트의 EPC를 맡는다. 여기에 에너지 물류·트레이딩을 담당하는 ㈜대림까지 더해 사업 개발부터 시공, 운영, 유통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DL에너지는 2014년 포천 LNG 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발전사업을 확대해왔다. 현재 미국과 한국, 파키스탄, 칠레, 요르단, 호주 등에서 발전사업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스복합발전소 투자와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미시간주 나일즈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사업에 투자하며 미국 발전시장에 진출했다. 발전용량 1085MW 규모로 개발 단계부터 건설과 상업운전까지 참여했다. 2022년에는 1055MW 규모의 펜실베이니아 페어뷰 가스복합발전소 지분을 인수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DL에너지는 올해 한국중부발전과 추진하는 160MW 규모 여수 금오도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최종 선정됐다. 가스복합발전과 풍력·태양광뿐 아니라 연료전지와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발전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美 엑스에너지 손잡고 4세대 SMR 공략
DL이앤씨는 기존 대형 원전과 화력·정유 플랜트에서 SMR과 LNG 발전, 암모니아 등으로 에너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SMR이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약 1000만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첫 사례다.
SMR 표준화 설계는 발전소 내 각 설비의 연계와 작동 방식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향후 SMR 건설의 기본 설계로 활용된다. DL이앤씨는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완성된 설계는 2030년 가동 예정인 엑스에너지 초도호기를 시작으로 후속 프로젝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엑스에너지는 물 대신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표준화 설계까지 맡으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DL그룹이 그리는 사업 모델은 단순 SMR 시공보다 넓다. DL에너지가 SMR 사업 개발과 투자를 담당하고 DL이앤씨가 EPC를 수행한 뒤 DL에너지가 발전소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SMR에서도 그룹 차원의 개발·투자·시공·운영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덴의 대형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수주·준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과 수소·암모니아 전환 기술 관련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AI 전력 수요 증가에 에너지 사업 확대
DL그룹이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산업 전반의 전력 사용 증가로 발전소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L그룹은 미국 시장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DL에너지는 현지 가스복합발전소에 투자·운영하고 있고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SM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L케미칼도 2022년 미국 석유화학 기업 크레이튼을 인수해 현지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DL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M&A와 사업 개발, 시공, 운영 등을 수행하며 에너지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며 “에너지 인프라 디벨로퍼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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