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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도가 김민규 “막걸리, 세계 시장에서 사케처럼 대중화 꿈”
- 천연 탄산에 ‘발효건축’ 접목 프리미엄 막걸리 선도
KTX역 매출 외국인 60% 이상 비중…일본·홍콩 인기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건축가에서 막걸리를 빚는 술도가의 수장으로 변신한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 이력부터 남다른 그는 복순도가의 ‘도가’를 일반적인 그릇 도(陶)가 아닌 도시 도(都)와 집 가(家)로 표현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출발선부터 달랐던 그는 한국의 미(美)가 도드라지는 ‘발효건축’을 접목, 글로벌 무대에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양한 ‘잽’ 통해 구축한 글로벌 브랜딩
복순도가는 김 대표의 어머니 박복순 여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손으로 직접 생막걸리를 빚는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런 집안의 신념이 김 대표의 철학과 화학적 결합으로 ‘발효’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통 누룩이 발효 과정에서 생막걸리의 깊은 맛을 끌어올리듯 복순도가도 김 대표의 참신한 시도들이 쌓이면서 브랜딩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7월 초 복순도가의 서울 디자인 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확고한 취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하는 것과 관련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뭔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에서 각양각색의 브랜딩으로 지금의 자리를 구축했기에 어떤 기회든 허투루 놓치고 싶지 않다는 꼼꼼함이 묻어났다.
“여기 사무실이 헤드쿼터 같은 곳인데 브랜딩, 마케팅 등 모든 것들을 다 여기서 진행하고 있다. 복순도가가 작은 회사지만 그래도 기획·브랜딩·마케팅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막걸리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또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부분까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전통 제조법과 독창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막걸리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 복순도가의 쌀막걸리는 2012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 2013년 ‘대통령 재외공관장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2021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식품 분야의 ‘브랜드 K’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브랜딩 마케팅에는 정말 정답이 없다. 작년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 마케팅이 올해 또 성공한다는 법이 없어 항상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어야 하고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경험으로 체득한 브랜딩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잽 날린다’고 하는데 항상 잽을 넣듯 다양한 분야에 다 밀어본다. 여기를 밀어봤는데 여기가 좀 더 밀리면 또 그때부터 새롭게 해보면서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며 계속 ‘잽’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왔다. 복순도가는 한국관이 아닌 일본관 부스에서 색다르게 쌀막걸리 마케팅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자체가 단순히 그림이나 예술만 있는 게 아니다. 가서 보면 전 세계의 브랜드들·작가들·문화적인 것들이 다 모여 있다”며 “이런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이 같이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됐고, 복순도가의 포지셔닝으로 자리잡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단순히 백화점 시음처럼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인 이벤트가 됐든, 국가 간의 교류가 됐든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가려고 노력한다”며 방향성을 강조했다.
농촌과 도시 연결하는 매개체
복순도가는 전통 누룩 발효로 풍부한 천연 탄산의 손막걸리로 유명하다. 샴페인처럼 풍부한 천연 탄산은 청량감과 풍미를 한층 올려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막걸리계의 돔페리뇽’ 수식어도 붙었다. 100% 국산 쌀 사용과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발효(효모의 향연) 그리고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결합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할머니의 제조 방식을 물려받아 어머니가 막걸리를 빚게 됐다. 저희가 가양주로 만들었던 게 기존의 제조 방식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차별화가 자연히 이뤄졌다”며 “누룩 제조가 아닌 다른 방식들도 많은데 전통주들이 다양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일본이든 유럽이든 양조하는 환경을 많이 찾아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한 양조장에서 겪은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무알코올 시장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기도 했다.
“유럽에서 특이하게 본 것 중 하나가 무알코올 샴페인인데 기존 고급 샴페인보다 더 비싸게 브랜딩 되고 있다. 일반 샴페인처럼 만드는 과정이 동일한데 알코올 없이도 샴페인 맛이 나는 제조 노하우에 관심이 갔다. 막걸리는 유기물이 많아 상당히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술로서가 아니라 음료로서 외국인들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복순도가의 특징은 천연 탄산만이 아니다. 지역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정성도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은 양조장이 있는 울산 울주로 향한다.
그는 “모내기 때는 직접 논에 들어가 손길을 돕기도 한다. 농촌에 좋은 것들이 도시에 많이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지역을 연결하는 기차역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도시에서 농촌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마중하는 반가운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싶은 정성이 와닿아서인지 복순도가는 주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KTX 기차역 입점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기차역 매장은 편의점·약국·꽃집·식음료 등 들어갈 수 있는 사업군이 정해져 있다. 수년간 열심히 제안서를 만들어서 두드린 끝에 힘들게 입점했다”며 “부산역과 서울역 기준으로 판매의 60% 이상이 다 외국인이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기본으로 되는 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복순도가는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손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다. K-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데다 발효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라 수출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이제 첫 번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보충 시간) 시점이다.
김 대표는 “국내 스코어가 나쁘지 않은데 해외는 지금 시작인 것 같다.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다”며 “매출 비중으로 본다면 국내와 해외 비중이 현재 8대 2 수준인데, 10년 후에는 2대 8 반대가 돼 한국의 막걸리를 더 많이 알리고, 일본의 사케처럼 세계 무대에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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