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디지털엑스 품은 미래에셋…한투·삼성·한화證도 ‘판짜기’
- [토큰증권 경쟁] ①
미래에셋, 디지털엑스 편입 후 첫 청사진…플랫폼 육성 제안
거래소 지분은 사업권과 별개…블록체인 기술·인프라에 주목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내년 토큰증권(STO)의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 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X)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도 주요 거래소에 투자하며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거래소 지분 확보가 곧 STO 사업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STO는 가상자산이 아닌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시행되는 개정 전자증권법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증권 계좌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토큰증권 발행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축적해 온 블록체인 기술과 시스템, 디지털자산 운영 경험이 향후 STO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활용될 여지가 생긴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디지털엑스를 ‘미래에셋 3.0’의 핵심 축으로 삼아 크립토·스테이블코인·RWA·STO 사업을 확대한다. 그룹 고객자산 1500조원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사업을 150조원 규모로 키우고 2027년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총 1413억6717만원을 들여 디지털엑스 지분 97.15%를 확보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거래소 일부 지분에 투자한 것과 달리 경영권을 직접 확보했다.
추가 자금도 투입한다. 디지털엑스는 지난 12일 미래에셋컨설팅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오는 27일 납입이 완료되면 미래에셋이 디지털엑스 인수 이후 투입한 자금은 1900억원대로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0%를 확보했다. 투자 목적도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는 전략적 투자에 가깝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의 블록체인 기술과 자사의 금융상품 설계·내부통제 역량을 결합해 STO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STO 발행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을 9.84%까지 확대했다. 지난 6월 약 5978억원을 들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데 이어 금융 특화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 운영사 디지털에셋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부동산과 지식재산권(IP), 비상장주식 등 실물자산을 다루는 디지털자산 플랫폼(DAP)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도 두나무에 투자했다. 삼성증권은 지분 2%, 삼성SDS와 삼성카드는 각각 1%를 확보하는 구조다. 삼성증권은 금융투자 상품 개발·유통, 삼성SDS는 블록체인 기술과 인프라, 삼성카드는 결제 부문에서 두나무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거래소 투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STO 사업권 확보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토큰증권은 본질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다. 개정 전자증권법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토큰증권 발행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STO의 접점은 사업권보다는 기술·인프라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STO 역시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활용하는 구조인 만큼 거래소가 축적한 블록체인 기술과 시스템 운영 경험을 향후 디지털금융 사업에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거래소 지분 확보가 STO 발행·유통 등 특정 업무 권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증권사들의 행보도 거래소 지분 확보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 투자와 별도로 자체 STO 발행 플랫폼을 준비하고 한화투자증권이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 역시 두나무와의 협력을 증권·IT·결제 등 계열사별 기존 사업과 연결하는 구조를 택했다.
향후 경쟁의 핵심은 거래소 지분율보다 STO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기초자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채권과 펀드, 비상장주식, 부동산,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구조화할 경우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구축한 기업·기관·투자자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STO 제도화 이후에도 RWA와 스테이블코인 등 인접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면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증권사와 가상자산사업자가 발행과 유통, 수탁, 결제 등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도 향후 시장 구도를 가를 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확보했다고 해서 STO 관련 사업 권한이 따라오는 구조는 아니다”며 “다만 토큰증권 역시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거래소가 갖춘 블록체인 기술과 인력, 시스템 운영 경험 등을 향후 관련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협력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표 그래픽 1.]
제목 : 주요 증권사 STO·디지털자산 인프라 확보 현황
미래에셋 | 디지털엑스 지분 97.15% | RWA·STO·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
한국투자증권 | 코인원 지분 약 20% | 자체 STO 발행 플랫폼 구축
한화투자증권 | 두나무 지분 9.84% | RWA·디지털자산 플랫폼 개발
삼성증권 | 두나무 지분 2% | STO 발행·유통 사업 추진
자료: 각사·금융투자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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