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금일=금요일·우천시=도시 이름?'…요즘 학생들 '심각' 교사 96.5% "문해력 저하"
9일 한글날을 맞아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전국 교사 1,3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장 교사가 진단하는 학생 문해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5%(매우 저하 64.2%, 다소 저하 32.4%)가 최근 5년 사이 학생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으로 수업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는 응답도 82.1%에 달했다.
교실 현장에서 보고된 문해력 저하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비가 올 때를 뜻하는 ‘우천시’를 특정 도시 이름으로, 오늘을 뜻하는 ‘금일’을 ‘금요일’로 오인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병세의 호전을 묻는 ‘차도’를 자동차 도로로, ‘재산’을 산(山) 이름으로 받아들이거나 ‘고소공포증’을 법적 고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해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중학교 3학년 시험 도중 다수의 학생이 ‘요지’라는 단어 뜻을 몰라 학교 전체 안내 방송으로 설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가장 취약한 영역으로는 교과서나 설명문에서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설명적 텍스트 분석 능력’(80.2%·복수응답)이 꼽혔으며, 문학적 텍스트 맥락 이해(37.8%)와 일상적 텍스트 이해(37.6%)가 뒤를 이었다. 텍스트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도 두드러져, 교사의 59.7%는 ‘학생들이 글을 직접 읽지 않고 친구에게 답부터 묻는다’고 답했고, 43.4%는 글이 조금만 길어지거나 어려워지면 읽기를 포기한다고 전했다. 스스로 독해하기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답변에 의존한다는 비율도 27.0%였다.
그러나 일선 교육 현장의 지도 여건은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의 83.8%가 문해력 향상 수업 운영에 큰 부담을 호소했으며, 76.3%는 학교 차원의 시간·인력·자료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초 문해력 부족 학생에 대한 별도 지원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는 응답도 46.2%에 달했다. 교사들은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기초 문해력 집중 지원 프로그램 확대(63.6%)를 꼽았고, 교사 지원 방안으로는 행정업무 경감 및 수업 시간 확보(43.4%), 수업 자료 제공(26.1%), 교원 추가 배치(20.3%) 등을 요구했다. 반면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서는 63.5%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교사들이 체감하는 문해력 문제는 심각하지만 이를 지도할 시간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문해력 지도 책임을 개별 교사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행정업무 경감과 전문 교원 추가 배치 등 실질적인 교육 환경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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