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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이 보여준 콘솔 흥행 가능성…‘서구권·서브컬처’ 시장 노린다
- [새 판 짜는 K게임]②
‘내수 절벽’ 넘는 글로벌 투트랙…트리플A급 콘솔 대작·팬덤형 서브컬처 ‘정조준’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게임사들이 내수 시장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과거 국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편중됐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을 겨냥한 PC·콘솔 대형 신작과 일본·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서브컬처 라인업을 양 날개로 삼아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서구권 콘솔 시장에서 한국형 트리플A급 타이틀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자, 주요 게임사들은 자체 지식재산권(IP)의 콘솔 확장과 차세대 서브컬처 신작을 동시에 가동하는 투트랙 전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본편 흥행 이어 대규모 확장팩 선보여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선 곳은 펄어비스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의 글로벌 본편 성과로 서구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펄어비스는 최근 대규모 확장팩(DLC) ‘미지의 여정’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출시된 붉은사막은 출시 하루 만에 200만장, 한달이 채 되기 전에 500만장을 기록했으며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돌파하면서 한국 콘솔 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붉은사막은 차세대 자체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구현한 광활한 파이웰 대륙과 실제 무술을 접목한 역동적인 레슬링 및 콤보 기반 전투 시스템으로 까다로운 북미·유럽 콘솔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데 성공했다.
미지의 여정은 ▲새로운 이야기 ▲대양 항해 및 수중 탐험 ▲특정 인물들과 관계 형성 ▲시설 경영 및 관리 ▲발전된 하우징 등 DLC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담았다. 먼저 치열한 전투 끝에 파이웰을 지켜낸 클리프, 웅카, 데미안이 삶의 목적을 찾아 각자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존 파이웰에서 펼쳐졌던 모험은 대양과 수중으로 확장된다. 플레이어는 직접 건조한 선박으로 출항해 새로운 섬을 탐험하거나 바닷속 깊이 잠수해 숨겨진 보물과 유적, 감춰진 비밀들을 발견할 수 있다. 파이웰에서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다채로운 콘텐츠도 더해진다. 클리프, 웅카, 데미안은 파이웰의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 연인 관계로 발전하거나 결혼할 수 있다. 해방한 거점의 시설을 임대하고 운영해 재화를 축적하는 경제 활동도 즐길 수 있다.
넥슨은 스웨덴 개발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PC·콘솔로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630만장을 기록했다. 넥슨은 대표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마비노기 영웅전’의 정체성을 계승한 PC·콘솔 신작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도 개발 중이다. 앞서 진행한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서는 전 세계 189개국에서 42만6000여 명의 이용자가 몰리며 누적 플레이 시간 115만 시간을 돌파하는 등 서구권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서브컬처 분야에서는 넥슨게임즈가 ‘블루 아카이브’의 글로벌 흥행 신화를 차기작 ‘파레이돌리아’(구 프로젝트 RX)로 이어간다. 김용하 총괄 디렉터 등 블루 아카이브 흥행 주역들이 포진한 IO본부 산하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작품은 언리얼 엔진5 기반의 하이엔드 3D 그래픽을 채택했다.
학원물 특유의 거리감이 있던 전작과 달리 캐릭터와 이용자 간의 정교한 ‘생활감’을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워 전투와 일상 생활 콘텐츠의 비중을 절반씩 구성한 이른바 ‘이세계 홈스테이물’을 지향한다.
넷마블은 대형 IP 기반의 오픈월드 신작과 정통 MMORPG 등 웰메이드 다작 공세를 통해 실적 우상향 기조를 굳히고 있다. 올해 선보인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 다이브’, ‘솔: 인챈트’의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북미와 유럽 등을 포함한 해외 비중이 78%(2분기 기준)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하다.
모바일에만 국한됐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PC·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동시 출시 전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점이 주효했다. 넷마블은 원작의 탄탄한 인지도에 콘솔급 오픈월드 탐험 요소를 결합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으로 서구권과 일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한편, 초반 흥행에 성공한 솔: 인챈트의 라이브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후속 글로벌 신작 라인업을 연이어 투입해 실적 모멘텀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서브컬처 정조준한 스마일게이트…코어 팬덤 공략 속도전
스마일게이트는 탄탄한 서브컬처 신작 라인업을 앞세워 일본 등 아시아 본고장과 국내 코어 팬덤을 동시에 정조준하고 있다. 대표 흥행작 ‘에픽세븐’을 개발한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컨트롤나인이 개발 중인 미소녀 수집형 RPG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가 핵심 무기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절망적인 다크 판타지 세계관에 덱 빌딩 기반의 로그라이크 전투 방식을 결합해 기존 수집형 게임과 뚜렷한 차별화를 꾀했다. 정교한 2D 애니메이션 연출과 캐릭터가 겪는 극한의 정신적 붕괴 시스템을 전투 변수로 녹여내 전략적 깊이를 더했다.
함께 출격하는 미래시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형섭(혈라) 아트 디렉터가 합류해 독보적인 아트워크와 감성적인 서사를 구현하며 일찌감치 서브컬처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12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서브컬처 축제 ‘AGF 2026’에 두 핵심 타이틀을 나란히 출품해 대형 오프라인 부스와 체험형 이벤트를 운영하는 등 코어 팬덤과의 접점을 대폭 넓히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 중심의 비즈니스모델(BM) 구조가 명확한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서구권 콘솔과 아시아 서브컬처 시장 공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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