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IB 강점에 내부통제 과제…‘IMA 인가’ 앞둔 윤병운, 위기를 기회로
- [CEO 열전 5] ②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종합금융사 도약 위한 ‘내부통제 관리 시험대’
리스크관리 철학, 경영 시험대로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최우선 목표는 NH투자증권을 명실상부한 ‘종합금융사’로 도약시키는 것이다.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신용공여, 대체투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자본시장 기반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문턱은 한층 높아졌다. 특히 비은행계열인 NH투자증권은 자본력은 충분하지만, 관리·통제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기에 임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그룹 차원의 신뢰도 논란까지 겹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금융사’ 도약 구상, 강화된 당국 심사 문턱
윤 사장이 내세운 핵심 전략은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이다. 자기자본 8조원을 기반으로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추진하며 IB·신용공여·대체투자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이는 단순한 수익 다변화가 아닌 NH투자증권을 자본시장 기반의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종투사 인가의 심사 잣대를 ‘자본 중심’에서 ‘내부통제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단순히 자본금과 사업계획이 아닌, 조직 문화와 리스크관리 체계의 실질적 작동 여부를 세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자본 요건을 이미 충족한 NH투자증권으로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IB 고위 임원 혐의...내부통제 리스크 부각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 8조원을 채우며 인가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공개매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불거지며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IB 부문 고위 임원이 최근 2년간 NH가 주관한 10여 건의 공개매수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공표 전 매입·공표 직후 매도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동대응단은 지난 10월 말 NH투자증권 본사 임원실과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하며 “내부자에 의한 불공정 거래를 무관용 원칙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금융위원회·금감원·거래소가 공동으로 참여한 합동대응단의 ‘2호 사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자본시장 불공정행위 근절” 기조의 상징적 첫 사례로 꼽힌다. 그만큼 사회적 파급력도 크고, 회사 평판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리스크 관리야말로 기업의 생명선”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직접 주재하며 ▲레버리지 운용 ▲자기자본투자(PI) 한도 ▲파생상품 포지션을 세밀히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ESG채권·인프라금융·구조화금융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IB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윤 사장이 구축해온 리스크 경영 철학이 현실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혐의를 받은 인물이 IB 핵심 라인 고위직이라는 점에서 ‘내부통제 문화’의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자본력과 IB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조직문화가 여전히 IB 중심의 성과 체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번 사건은 시스템보다 문화의 리스크를 드러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회사 측은 “CEO가 해외 출장 중인 해당 임직원에게 즉시 복귀를 지시했고, 회사 차원에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규명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사건이 아닌 ‘조직문화 점검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내에서는 현재 리스크관리 조직의 보고 라인, 임직원 행동규범, 정보 접근 권한 등을 전면 재정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실제 윤 사장은 앞서 ‘증권업계 성장전략’ 연설에서 “자본시장은 다시 모험자본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한 투자 생태계 구축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균형경영’ 철학 역시 IB와 리테일, 성장과 안정, 속도와 신뢰의 균형을 뜻한다.
NH투자증권은 현재 AI 기반 MTS ‘엔투(N2)’와 AI 차트분석 솔루션 ‘차분이’ 등 디지털 리테일 서비스 혁신을 병행하며 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전략은 IB 중심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리테일 경쟁력을 확보해 리스크 분산형 구조로 나아가기 위한 윤 대표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윤 사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문화를 한층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며 “신뢰는 위기에서 만들어진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NH투자증권이 ‘IB 강자’에서 ‘신뢰 기반 종합금융사’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병운 사장은 IB 전문성과 시장 감각을 두루 갖춘 드문 리더지만, 이제는 내부통제와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증명해야 할 시기”라며 “이번 사안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NH투자증권의 종투사 지정은 물론, 윤 사장 리더십의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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