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반도체 대형주 20%대 급락, 금융지주사 나홀로 ‘질주’
마이너스 금리 끝낸 日, 금융사가 시총 1위
고금리 장기화에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연체율 상승은 부담 요인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전 세계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업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진 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앞세운 금융지주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KRX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코스피는 8788.38에서 6806.93으로 22.55%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27.1%(34만9000원→25만4500원) 내렸고 SK하이닉스는 21.9%(236만3000원→184만5000원)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지주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KB금융은 15만2100원에서 18만6200원으로 3만4100원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22.4%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9만2600원에서 10만8600원으로 오르며 1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6.4%(11만3900원→13만2600원) 올랐고 우리금융지주도 6.1%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금융주가 재평가받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이 일본 상장사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와 토요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앞선 것이다. 일본 금융회사가 시가총액 기준 정상에 오른 것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고점론이 나오는 등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금융사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거나 이른 시일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은행의 이익이 견조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와 가계·기업의 자금 수요가 맞물려 시장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벌어지며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지난 5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후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금리를 올리는 것도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케이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 총재는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통계가 4월 2.2%로 마지막이었는데 다음 통계가 없어서 불확실성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고 했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융권에서는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7월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신 총재는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창립 기념사에서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지난 9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 보고에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기라고 해서 금융주가 무조건 방어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해석도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질 경우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은행의 이익을 밀어 올리지만 한계에 다다른 차주들의 채무 상환 능력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익 증가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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