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LG엔솔, 왜 수조 원대의 ESS 입찰 경쟁 포기했나?
- 국내 3차 중앙계약시장 ESS 경쟁 입찰 앞두고 입장문
입찰 불참 알리며 1·2차 계약 물량 집중
정부 주도 ESS 계약 수익성 현저히 낮아 전략적 선택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수조 원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경쟁 입찰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계약으로 규모는 크지만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진행 중인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단기 성과보다 기존에 확보한 사업 운영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공식 입장문에서 "가격 경쟁을 통한 단기적 성과보다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정된 자원 및 인력 내에서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불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9월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총 1180메가와트(MW) 규모의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1차 563MW, 2차 565MW와 비교해 2배에 가까운 규모이고, 입찰 마감은 오는 11일이다. 1·2차 계약의 규모가 약 1조원이었고, 이번 3차 계약은 2조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입찰 마감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삼성SDI와 SK온이 물량을 나눠 가질 전망이다. 삼성SDI와 SK온은 1·2차 계약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많은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반대로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입찰에서 24.2%, 2차 입찰에서 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물량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중앙계약시장의 낮은 수익성이 불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중앙계약시장 평균 입찰가격은 1차 kWh(킬로와트시)당 30원대에서 2차 kWh당 20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ESS 가격과 비교해 사업성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가격을 따졌을 때 2차 계약의 경우 수익성이 거의 없는 수주라고 보면 된다. 반면 북미 시장의 경우 계약마다 차이가 있지만 중앙계약시장과 수익성 차가 2배 이상으로 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는 3차 입찰 경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1·2차 계약 때에도 '저가 수주'와 관련한 잡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배터리 3사는 지나친 출혈경쟁 방지를 위한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3차 입찰에서 추가적인 물량 확보에 나서기보다 기존 1·2차 경쟁입찰 확보 물량 등 이미 확보한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해 제4차 이후의 물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3차 이후의 경쟁입찰 공고의 경우 시장 상황 및 경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국내의 ESS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한 측면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7년부터 오창에너지플랜트에서 연간 1GWh 규모의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수주한 국내 물량만으로도 이를 채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수주잔고를 늘리는 단기적 성과보다는 1·2차 물량을 차질 없이 생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3사들의 ESS 경쟁력은 북미 시장에 맞춰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 전체 ESS 수주잔고가 160GWh에 달하고, 북미 등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70GWh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SS 수주 확대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인 9조643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도 756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렇다고 북미 시장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중심으로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 관련 투자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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