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입점 제안 거절했지만”…로꽁이 키디키디와 손잡은 이유
- [인스타 키즈 브랜드, 플랫폼 타고 큰다]② 김지현 로꽁 대표 인터뷰
인스타그램·자사몰 중심으로 성장한 키즈 브랜드 로꽁
키디키디와 협업 확대…판매 데이터·마케팅 지원 활용
키즈패션 브랜드 로꽁을 운영하는 김지현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아동 전문 플랫폼 키디키디에 입점하기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로꽁은 2023년 출범 이후 인스타그램과 자사몰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해왔다. 외부 유통망을 넓히기보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판매 과정을 관리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키디키디에 입점한 뒤에도 자사몰 중심의 운영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 플랫폼은 쿠폰과 라이브 방송, 백화점 팝업 등 브랜드 혼자 마련하기 어려운 판매 기회를 얻는 창구다. 김 대표는 당장의 매출 증가보다 새로운 고객을 만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캐릭터 문구에서 아동복으로…SNS에서 찾은 기회
김 대표는 패션업계 출신이 아니다. 약 10년간 캐릭터 디자인을 기반으로 문구와 휴대전화 케이스, 노트북 파우치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운영했다.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던 중 아이를 낳으면서 아동복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소규모 아동복 브랜드들이었다. 개성 있는 상품은 많았지만 제품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판매 방식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선명한 색감과 배색을 활용한 옷도 찾기 어려웠다.
김 대표는 “여성복 쇼핑몰은 상세페이지가 굉장히 탄탄한데 아동복은 사진 몇 장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고객이 상품을 받고 나서 ‘이런 내용은 안내받은 적이 없는데’라고 느끼는 일을 최소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꽁은 선명한 색상과 배색을 활용한 아동복을 주로 선보인다. 김 대표가 시즌별 상품 구성과 디자인 방향을 기획하고 전문 디자이너와 함께 제품을 완성한다. 첫 출시 상품 중 하나인 니트 소재 바디슈트는 고객 반응이 좋았던 대표 상품이다.
김 대표는 인스타그램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단골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살펴본다. 상품 상세페이지에는 소재와 착용 관련 정보를 담고, 구매 전 사이즈 상담에도 공을 들인다.
고객의 구매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창업 초기에는 내년까지 입힐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를 찾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당장 아이에게 잘 맞는 옷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김 대표는 아동복에서도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브랜드마다 사이즈와 착용감이 달라 자신에게 익숙한 상품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아동복 시장에 진출한다고 모두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브랜드만의 특징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출 효과는 아직”…쿠폰·라이브·팝업서 찾은 가능성
로꽁의 주력 판매 채널은 여전히 자사몰이다. 김 대표가 외부 플랫폼 입점을 망설였던 데는 이전 사업에서 여러 플랫폼을 관리하며 겪었던 부담이 있었다. 플랫폼별 판매 행사에 맞춰 기획안을 제출하고 각기 다른 운영 정책을 따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키디키디의 제안도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담당자와 직접 만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로꽁과 협업하려는 목적이 분명했고 브랜드의 운영 방향과도 맞는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키디키디에서 계속 메일이 왔을 때도 플랫폼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며 “그런데 담당자들을 만나보니 왜 우리 브랜드와 함께하고 싶은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협업 이후에는 자사몰에서 제공하기 어려웠던 판촉 기회를 얻었다. 로꽁은 자사몰에서 최대 5%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키디키디에서는 플랫폼 쿠폰을 통해 고객이 최대 15%가량 할인받는 경우도 있다.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소개도 가능해졌다.
판매 데이터도 상품 기획에 활용한다. 김 대표는 시즌별 상품을 준비하기 전 키디키디에 판매 상위 상품 순위를 요청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 고객의 선호도를 살펴보고 다음 시즌 상품 구성을 검토한다.
오프라인 판매 경험도 쌓고 있다. 로꽁은 키디키디와 함께 백화점 팝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8~9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열린 팝업에서는 김 대표가 고객과 직접 만나는 행사도 진행했다.
다만 플랫폼 판매가 편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사몰에서는 로꽁이 주문과 교환 절차를 직접 관리하지만, 플랫폼에서는 정해진 운영 정책을 따라야 한다. 기존 고객에게 익숙한 구매 절차가 달라지는 것도 부담이었다. 이런 고민으로 한동안 키디키디와의 판매 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사몰에서는 교환을 빠르게 처리해 드리는데 플랫폼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 어려웠다”며 “나중에는 고객들이 생각보다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고, 쿠폰이나 라이브 방송의 장점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플랫폼 입점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김 대표는 “기존 로꽁 고객이 구매한 것인지, 키디키디 고객이 새로 유입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아직은 체감하지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키디키디와의 협업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무리한 외형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대만·중국·일본 등에서 거래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나 해외 진출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일본에서 자체 팝업을 여는 데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직원들이 오늘 매출이 얼마 나왔느냐고 물으면 얘기하지 말라고 해요. 대신 배송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교환이 많이 일어났다면 왜 그런지 추적해 개선하는 데 집중하죠. 규모를 무조건 키우기보다 더 탄탄한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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