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트 규제 완화, 정치용 멘트 아닌가요?” 기대감 없는 이유 [이지완의 유통기한]
- 진전 없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
최근 3년 국회 발의안 모두 계류 상태
“연초에만 시끄러웠다.”
대형마트 업계에는 규제 완화 관련 기대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정부와 국회가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약속한 지 8개월이 흘렀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규제 완화를 통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급변하는 유통 시장에서 낡은 규제를 손보지 않으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비 방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태다.
관련 지표가 이를 방증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대형마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마이너스 4.2%로 집계됐다. 이 기간 역성장을 기록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대형마트뿐이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의 연평균 성장률은 10.1%로 나타났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9%에 불과하다. 대형마트 업계 2위 사업자로 평가받던 홈플러스는 대규모 점포·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자금력을 갖춘 인수자가 나타나기만 바라는 처지다. 사실상 인수·합병(M&A) 외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여전히 국회는 조용하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매번 반복됐던 일이라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규제 완화 약속은 친기업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정치용 멘트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해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주요 당 소속 의원들은 매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다.
문제는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정부 제안 제외)은 총 25건이다. 이 가운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발의된 안건은 대부분 계류의안(미처리 상태)으로 분류돼 있다. 심지어 가장 최근에 발의된 안건은 철회됐다.
홈플러스 출신의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규제 완화가 이뤄졌다면 홈플러스의 상황이 지금과는 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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