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긴급 자금수혈·인프라투자 마친 이차전지 업체들, '반등 준비 완료'
-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 소재 공급망 강화 마무리
삼성SDI, LG엔솔 ESS 시장서 성과 두각
내년 수주 물량 현실화되면 실적 개선 더 뚜렷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이차전지 업체들이 긴급 자금 수혈에 성공하면서 인프라와 공급망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에서도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앰은 19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에서 103.25%의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행예정주식총수 990만990주에 대해 총 1022만2629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당초 1조2000억원에는 자금 조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청약률 100% 넘어서며 유상증자의 마침표를 찍었다. 코스닥 등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액이 내려가면서 조달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지만 인도네시아와 헝가리의 신규 투자를 예정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가운데 7650억원을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인 BNSI 니켈 제련소 투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1211억원은 유럽 생산 거점인 헝가리 공장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캐즘 이후를 고려해 공급망 강화 등 인프라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유상증자에서 확보한 자금 투자로 니켈 원료부터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공급망을 구축하고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을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구축에 집중 투자해 삼원계 양극재의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업체들은 최근 대규모 자금 수혈에 성공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해 1조1070억원을 수혈했다. 긴급 자금 수혈로 투자금을 확보한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 및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 국내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하며 공급망 확대에 집중했다.
캐즘 시기를 버텨낸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업황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실적 반등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들은 포스코퓨처엠이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굵직한 설비 투자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기존 수주 계약들이 현실화되는 내년부터 상황이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캠을 설립했다. 연산 3만톤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공장 건설을 마치고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월 회사채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4000억원을 공모했지만 수요 예측에서 2조1350억원이 몰렸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은 8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며 양극재 구매 자금 등으로 활용했다.
북미 배터리 공장 건설에 매년 수조원을 쏟아부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인프라 투자금 집행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라인 전환을 마무리하면서 효율적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 넥스트스타 에너지 온타리오, 미시간 랜싱 3곳의 단독공장과 합작공장 L-H 배터리 컴퍼니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테네시에서 ESS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과 관련해 수주 목표를 90GWh(기가와트시)로 높인 상황이다. 현재 ESS 글로벌 생산능력을 60GWh로 증대한 상황이다. ESS 사업부 매출 목표도 2025년 대비 3배로 높였다.
삼성SDI도 지난해 1조6500억원을 유상증자로 확보하며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이어 GM과의 합작법인과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 재원으로 활용했다. 또 ESS 시장 확대로 가장 수혜를 받고 있는 배터리 업체로 지목받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대만의 한 언론이 미국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 ESS 제조업체들이 올해 중 대부분 미국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으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추가 관세와 공급망 규제를 도입하며 탈중국 정책을 강화해 왔다.
업황 회복과 호재 등으로 이날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삼성SDI 10.57%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9.38%, 에코프로비엠 7.11%, LG에너지솔루션 5.71%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베팅이 돋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예상실적을 보면 캐즘의 터널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다. ESS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실히 자리잡았고, 내년에는 업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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